펄펄 끓는 지구...세계 경제에 ‘그린스완’이 몰려온다

입력 2020-08-23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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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변화로 인해 그동안 상상하지 못했던 위험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노동기구(ILO)의 자료를 분석, 지구의 급속한 온난화가 폭염을 초래해 인류의 건강과 경제를 좀 먹고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경제의 파괴적 위기인 ‘그린스완’이 인류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이어 올여름도 지구촌이 펄펄 끓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560곳에서 산불이 발생해 22일까지 91만5000에이커(3702㎢)의 산림을 태웠다. 이는 서울 면적(605㎢)의 6배에 달하는 규모다. 세계에서 가장 기온이 높은 곳으로 알려진 미국 서부 데스밸리에서는 한때 기온이 54.4도로 50도를 훌쩍 넘었다. 프랑스와 스페인 등 일부 유럽에서도 기온이 40도를 초과하는 날이 계속됐다.

ILO는 지구 온난화의 수많은 악영향 중 특히 ‘열(熱)’ 리스크를 지적했다. 2019년에 나온 ILO 보고서에 따르면 열 스트레스로 2030년까지 전 세계 노동시간이 2.2% 감소할 전망이다. 정규직 근로자 8000만 명 분의 노동력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조4000억 달러(약 2855조 원)에 이른다.

세계기상기구(WMO)는 9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구 연평균 기온이 이미 산업혁명 이전보다 1도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1도 정도만 상승해도 체온 조절 기능이 저하돼 인간은 열 스트레스에 시달릴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온이 너무 오르면 농업과 건설업은 밖에서 일할 수 없게 되거나 작업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 운수업과 관광업, 에어컨 시설이 열악한 공장 일도 마찬가지다. 결과적으로, 열 스트레스는 기업의 공급망 등에도 악영향을 미쳐 생산 활동과 식량 공급의 정체를 초래할 수 있다. 2003년 유럽을 강타한 폭염으로 프랑스에서는 사망자가 약 1만5000명에 달해 사회가 큰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과학자들은 지금과 같은 ‘온난화한 상태’와 산업화 이전의 ‘온난화하지 않은 상태’의 지구를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재현, 온난화의 영향이 없었다면 올해 시베리아의 이상고온은 ‘8만 년 만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한 현상’이라고 결론 지었다.

서구 연구팀들은 20일 그린란드에서 빙하가 녹아내린 양이 2019년 사상 최다였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에 따르면 21세기 말까지 기온 상승이 2도 미만이어도 해수면은 최대 60cm 정도 올라온다. 4도를 웃돌면 해수면은 최대 1.1m나 올라온다. 이렇게 되면 연안 공업지대와 주거지역이 침수 영역에 들어가 조업과 거주지가 제한될 우려도 있다.

또 더위는 감염병의 온상이 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게 뎅기열과 콜레라다. 1970년 이전 중증 뎅기열 유행은 9개국에 그쳤지만, 현재는 100개국 이상으로 확산했다. 여름철에 주로 발생하는 홍수는 콜레라 확산을 부추긴다.

올해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위협으로 느껴지는 이변’의 상위에 ‘폭염’이 올랐다. 미국 자산운용사 블랙 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기후변화를 투자전략의 핵심으로 자리매김시키겠다”고 약속했다. 그만큼 금융업계에서도 그린스완의 위험을 심각하게 보고 있는 것이다. 닛케이는 지구 온난화로 열 리스크가 일상이 된 만큼 국가와 기업, 개인은 그린스완에 심각하게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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