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소득 하위 20% 월세지출, 상위 80% 앞질러…전세→월세 전환 영향

입력 2020-08-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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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위 월세지출 증가율 11년 만에 2~5분위에 역전

▲소득 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실제주거비 지출 (출처=통계청)
▲소득 5분위별 가구당 월평균 실제주거비 지출 (출처=통계청)
올해 2분기에 소득 하위 20%(1분위)의 가구당 평균 월세지출이 상위 80%(2~5분위)보다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1분위 월세지출 증가율이 2~5분위보다 높았던 것은 2009년 2분기 이후 11년 만이다. 이는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이 늘고 있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소득 하위 20%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월세 등 실제주거비 지출은 월평균 9만1717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13.8% 늘었다.

실제주거비 지출에는 월세와 기타의제주거비가 포함된다. 영구임대 거주자가 유사한 시설을 빌릴 때 내야 하는 임대료인 기타의제주거비는 전체의 극히 일부분이라 주거비 지출의 대부분은 월세다.

소득 하위 20% 계층의 실제주거비는 2분위 가구(9만1549원)를 근소하게 앞질렀고 3분위(7만2123원), 4분위(6만5809원), 5분위(7만3387원)보다 컸다.

1분위의 월세지출이 나머지 상위 가구들을 넘어선 것은 분기별로 조사가 이뤄진 시기를 놓고 봤을 때 2009년 2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통상 고소득층은 자가거주 경우가 많고 저소득층은 월세로 살더라도 임대료를 많이 부담하기 어려워서 가구당 평균 실제주거비 지출은 중하위 계층에서 높게 나타난다. 2019년 3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실제주거비 지출이 가장 컸던 계층도 소득 2분위였다.

그러나 올해 2분기에는 소득 하위 20% 계층의 월세지출 증가율(13.8%)이 2분위(13.3%)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최근 월세가 오른 데다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소득층은 자가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가구당 평균 주거비 지출은 저소득층보다 적게 나타난다"며 "최근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는 자가나 전세로 거주해 월세를 부담하지 않는 가구까지 포함해 산출된 수치로 실제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당연히 더 높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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