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당선 이후 국내증시 향방은?

입력 2008-11-0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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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부 기대감 호재 반영" vs "영향 제한적 증시 변수 점검"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후보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다는 소식은 국내 증시에 분명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대체적인 가운데 냉정한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이번 대선을 두고 시장의 반응이 분분한 것으로 나타나났다.

증권업계는 미국이 현재 금융위기의 근원지이자 글로벌 경제대국으로 세계 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이 여전한 만큼 미국의 차기 대통령인 오바마가 글로벌 금융 시장 불안으로 촉발된 실물 경기침체를 타개하기 위해 어떠한 방식으로든 대규모 경기 부양에 나설 것이고 새로운 리더쉽의 출현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전날 국내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이러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장중 1200선을 탈환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닷새째 상승 기조를 이어갔다.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22원 급락한 126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정책불확실성 해소와 이로 인한 투자자들의 안도감이 맞물리며 국내증시가 단기적으로 상승 국면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했고 새 정부 임기 초반에 시장이 거는 기대감과 지지가 높다는 점을 고려했을 경우 국내 주식시장을 포함한 금융시장안정 및 경기 회복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8년간 부시행정부의 신패권주의로 인한 세계경제의 지정학적 불안정성 및 재정 적자확대로 인한 구조적 불균형 심화 등의 불안요인이 해소될 것이라는 점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 및 증시에 긍정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 당선 이후 취임기간까지 행정적 공백기에 국제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재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지만 지난 10월 리만사태 이후 급등하였던 국제 단기시장금리의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고 금융시장 안정을 위한 각국의 정책공조 및 지원이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금융불안 완화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황빈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정부는 적극적인 금융시장 개입으로 구제금융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어 현 금융위기를 신속하게 해결해 금융시장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그 어느때 보다도 크다"고 전했다.

황 애널리스트는 "오바마의 금융위기와 재정정책은 현재 재무성이 추진중인 구제금융안(TARP)을 지지하고 있고 재정정책에서는 중산층과 저소득층을 위해 재정지출을 확대하고자 하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현 시점이 위기 해소과정에 추진력이 필요하고 추가적인 재정확대가 절실하다는 측면에서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다.

곽병렬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오바마 정책공약의 핵심포인트는 금융위기로 쇠약해진 미 경제살리기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미국의 금융위기 극복 및 경기회복을 위한 노력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과도 밀접하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의 대외적인 시장위험을 완화시킬만한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 애널리스트는 오바마가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정책 기조와 관련해 "적극적인 환경ㆍ의료 정책의 시행에 따른 국내 관련산업의 수혜가 기대되는 한편으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고려할 시 국내 수출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상대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미국의 대선결과가 국내증시에 미치는 영향력은 중립적이라며 오바마가 견지하고 있는 정책 변수를 주시하되 냉정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정명지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식 시장 선행성을 감안한다면 미국 대선 이슈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고 한미 통화스왑 체결을 기점으로 단기적으로 코스피지수가 3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도 1200선은 부담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원은 "오바마는 공정 무역, 미국 내 제조업 보호, 노동자 보호 및 고용 창출을 강조해왔다"며 "이러한 보호주의에 입각한 정치적 색채를 견지한 가운데 특히 미국의 중국에 대한 통상 압박이 현실화 될 경우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들의 피해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다만 IT관련주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의 매수 전략은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민주당 집권기간 IT업종의 상대적 우위가 지속됐던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집권하던 첫 해 IT 섹터의 경우S&P500 지수 대비 13.4%포인트 초과 수익률 기록했었고 오바마의 IT 지원 정책을 감안할 때 산업 내 구조조정이 활발한 지금이 매수의 적기라는 설명이다.

김지형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차기 대통령과 집권당 향방에 따른 정책변수는 존재해도 경기침체라는 명제 앞에서 경기를 다독이고 보듬는 정책방향성은 하나"라며 "이러한 대외변수도 중요한 증시의 이슈지만 당장 오는 7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와 미국 고용지표에 촉각을 더욱 세우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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