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 전체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지난 몇 달간 확진자 안정세를 바탕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등으로부터 선방하는 성과를 올린 나라로 평가받았다”면서도 “최근 며칠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급증하는 등 상황이 급변했다”고 밝혔다.
최근 OECD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0.8%로 0.4%포인트(P) 상향 조정했지만 2차 충격이 발생하면 -2.0%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 충격을 가정할 경우 한국은행은 올해 성장률을 -1.8%(1차로 그치면 -0.2%)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6%(1차 시 0.2%)로, 자본시장연구원은 -1.9%(1차 시 -0.8%)로 전망한 바 있다.
그러나 50일이 넘는 사상 초유의 장마와 집중호우,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정부의 3분기 V자 반등은 사실상 어렵게 됐다.
3분기 V자 반등론엔 2분기에 3.3% 역성장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분기에는 2~3% 안팎으로 오를 것이라는 정부의 희망이었다. 코로나19가 진정되고 경제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이 반등하는 시나리오였다.
KB증권은 최근 수도권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조치가 2주 시행될 경우 연간 성장률이 최대 0.4%P 하락한다고 전망했다. 과거 선진국에서 내린 '이동 제한' 수준의 봉쇄 조치는 아니지만 3단계 조치 아래에서는 필수적인 경제·사회활동이 아닌 활동은 제한받기 때문이다. 3단계 조치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연간 성장률이 종전보다 0.8%P까지 내려갈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27일 수정 경제전망을 발표한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1%대 안팎으로 올해 성장률을 하향 조정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주열 총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은 업무보고에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조짐이 나타났고 그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단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비가 상당히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지난번 봤던 것에 비해 (성장률 전망치를) 상당폭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2차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가 일정 부분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기존 소비활성화대책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숙박과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대 분야에 대한 소비쿠폰을 비대면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정부는 주요 소비쿠폰의 발행을 일단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