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 본부장은 24일자 일본 교도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은 자유무역과 다각적인 체제 필요성에 대해 같은 입장”이라며 “WTO 사무총장이 특정국을 대표하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소재에서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와 WTO 사무총장 선거도 별개의 사안”이라며 “공평과 공정성에 입각해 회원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본부장은 “한국과 일본은 긴밀한 교류와 활발한 무역, 투자를 바탕으로 함께 성장한 동아시아 협력 파트너”라며 “한일 관계에 일부 부침은 있지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 있다”고 유화적 입장을 거듭 피력했다.
WTO에서 현재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와 관련해 분쟁처리소위원회(패널)가 설치된 것과 관련해 유 본부장은 “분쟁 절차가 진행 중인 사안에 의견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을 아꼈다.
미국의 압박 등으로 WTO 앞날이 불투명한 것에 대해 유 본부장은 “WTO가 전례 없는 위기에 처한 가운데 분쟁 해결 시스템은 마비 상태여서 복원이 필요하다”며 “WTO가 제 기능을 회복하면 미국과 중국이 앞으로의 방향을 논의하는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최초 WTO 사무총장을 노리는 유 본부장은 “25년간 WTO 사무차장 20명 중 여성은 1명에 불과했다”며 “WTO나 글로벌 무역 분야에서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도록 기여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시사지 뉴스위크는 “일본이 이미 나이지리아 또는 케냐 등 아프리카 출신자를 차기 WTO 사무총장으로 지지할 의향을 굳혔다”며 “사무총장 선거는 만장일치가 관례여서 일본이 유 본부장을 거절하면 선출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유 본부장 등 8명이 차기 WTO 사무총장을 놓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다음 달 7일까지 선거운동을 펼치며 이후 회원국들이 협의를 통해 후보를 차례차례 탈락시키는 방식으로 11월까지 사무총장 인선을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