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61주 연속 뛰고 있다. 오름세는 꺾이고 있지만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포함하는 임대차법 시행 등으로 전세 매물의 씨가 마르면서 가격 상승세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는 한풀 꺾였다.
27일 한국감정원 주간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이번주(8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1% 올랐다. 전 주(0.12%) 대비 소폭 꺾인 상승폭이지만 여전히 강세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주까지 무려 61주 연속 뛰었다.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을 골자로 한 임대차법 시행과 정부의 6ㆍ17 대책에 따른 실거주 요건 강화 등으로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상승폭이 쉽게 꺼지지 않는 모양새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5억1011만 원을 기록했다. 2011년 통계 작성 시작 이래 첫 5억 원 돌파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0.16%)는 임대차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기 시작한 이달 초보다 오름세가 다소 진정됐긴 했지만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강동구(0.18%)의 전셋값이 가장 큰 폭 올랐다.
강북권에선 마포구(0.16%)와 성북구(0.15%)가 많이 올랐다.
전국 단위로 하면 이번 주 아파트 전셋값은 0.16% 올랐다. 세종(1.46%), 울산(0.43%), 대전(0.37%), 경기(0.22%), 강원(0.22%), 충북(0.17%), 충남(0.17%), 서울(0.11%), 대구(0.11%), 경북(0.10%) 등 대부분의 지역이 상승했다. 제주(-0.03%)는 여전히 하락세다.
경기도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전셋값이 강세지만, 특히 수원시 권선구(0,62%), 광명시(0.49%), 과천시(0.45%), 남양주시(0.35%), 구리시(0.33%), 하남시(0.32%) 등이 유독 많이 올랐다. 파주시(-0.02%)와 인천 남동구(-0.03%)는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이번주 0.01% 올랐다. 지난주(0.02%)보다 소폭 떨어진 수치다. 중저가 단지의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지만, 6·17대책과 7·10 대책 등 연이은 부동산 규제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거래가 감소하면서 가격 상승세도 둔화하고 있다고 감정원은 설명했다. 일부 고가 단지에서 급매물이 출현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강북권에선 인기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과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모두 최고 상승폭이 0.02% 수준이었다. 특히 강남4구는 이번주까지 3주 연속 보합권(0.0%)에 머물렀다. 정부 정책에 따른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부담과 그간 급등에 대한 피로감으로 매수세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10% 올랐다. 시ㆍ도별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커진 곳은 대전(0.32%), 울산(0.13%), 강원(0.12%) 3곳 뿐이다. 세종(0.66%), 부산(0.17%), 대구(0.15%), 충남(0.13%), 경기(0.12%), 경북(0.09%) 등 대부분의 지역 집값은 전 주의 상승폭을 좁히거나 유지했다.
경기도에선 용인시 기흥(0.43%)ㆍ수지구(0.30%)가 매물 부족 현상에 매매값이 상승했다. 구리시(0.26%)는 여전히 오름세지만 상승폭은 전 주 대비 0.14%포인트나 줄었다. 안산시(-0.01%)은 두 주 연속 유일하게 집값이 뒷걸음질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