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투:줌] "신용은 물론 카드 대출까지"…20~30대가 주식에 뛰어드는 이유

입력 2020-08-28 15:59 수정 2020-08-2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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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장인 방경식(28) 씨는 올 3월 코로나19 여파로 주식시장이 하락장 시기일 때 8000만 원을 신용대출을 받아 주식에 투자했다. 평범한 직장인에게 큰 금액이었지만 코로나19 폭락장이 좋은 기회라 생각됐다. 직장인 문정선(32·가명) 씨 역시 주식 투자를 위해 대출을 받았다. 문 씨는 카드 대출까지 받았는데, 그때그때 대출받은 금액을 합하면 약 1000만 원 정도다.

방 씨와 문 씨처럼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신용 융자를 받거나 주식을 담보로 빌린 주식 신용공여 잔액은 올해 3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18일 기준 16조326억 원을 돌파했다.

(그래픽=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그래픽=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서 신용거래 융자 잔고는 내려가는 추세지만, 여전히 15조 원을 웃돈다. 그 중 20대의 신용공여 잔액 증가율이 두드러진다. 미래통합당 윤두현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대의 신용공여 잔액은 2017년 3100억 원대에서 2020년 6월 말에는 7200억 원대로 늘었다. 20대 신용공여 채무자 수는 올해 처음으로 1만 명을 넘어섰다.

젊은 세대가 빚을 내 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더 높은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문 씨는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물론 (빌린 금액이) 몇 개월 치 월급이기에 망설임은 있었지만, 잃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서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해 대출을 받았다"고 말했다.

(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2030세대 가장 큰 관심사 중 하나는 '주식'…대학 장학금으로 주식 투자

기자가 만난 주식 투자자 중에는 대학에서 받은 장학금으로 주식 투자에 뛰어든 학생도 있었다. 대학생 최지원(21) 씨는 장학금으로 받은 현금 100만 원 중 80만 원을 주식에 투자했다. 40만 원씩 나눠 2차 전지주 등 관심 분야에 '분산 투자'했다. 최 씨는 "주변 친구들과 선배들이 주식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이 가장 큰 계기가 됐다"고 했다.

이번에 만난 젊은 투자자들 대부분 '낮은 금리'를 주식 투자의 이유로 꼽았다. 기저에는 더는 노동 소득만으로 자본 소득을 이길 수 없다는 현실에 대한 답답함이 있었다. 낮은 금리 때문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는 직장인 김상미(26) 씨는 "요즘 직장인 친구들은 실제로 내 집 마련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암담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라며 부동산 문제에 대한 걱정을 드러냈다.

직장인 임현정(27) 씨는 많은 젊은이가 주식 투자에 나서는 이유로 '미디어의 영향'을 꼽았다. 임 씨는 지난 5월부터 동료가 주식에 관한 책을 읽은 걸 보고 주식을 시작했다. 임 씨는 "'지금이 기회다'라고 말하는 유튜브 같은 콘텐츠가 젊은 세대를 더 부추기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정윤혜 인턴 기자 yunhye0318@)

◇고정 소득 없는 취업준비생…주식 투자는 남의 일

20~30대 사이에서도 주식 투자 열풍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취업준비생이다. 공기업 취업을 준비중인 김민규(27) 씨는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지만 실제로 투자는 하지 않는다. 금전적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김 씨는 "친구들이 (주식을) 하다 보니 무리에서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 주식 정보를 찾아보게 됐다. 평소에 주식을 주제로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금전적으로 여유가 없어 실제로 투자 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퇴사 후 다시 취업 전선에 뛰어든 박다희(27) 씨 역시 비슷한 속내를 전했다. 박 씨는 "주식 투자에 관심은 있지만, 취업 준비만으로도 너무 바빠 주식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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