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NHK방송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사임 소식을 공식 표명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2006년 1차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떠나게 된 것을 언급하며 “당시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이 악화해 자리를 떠나게 됐지만, 신약이 개발돼 다시 중책을 맡았다”고 말했다. 이어 “6월 정기검진에서 재발의 징후가 보인다는 얘기를 들었으며 지난달 중순부터 건강에 변화가 생겨 체력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달 병원 검진으로 지병 재발을 확인해 현재 복용하는 약에 더해 새로운 약을 투여했다”며 “이번 주 초 재검진에서 투약이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지만 이 투약에는 지속적인 처방이 필요해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였다.
건강 상태를 언급한 뒤 아베 총리는 “정치에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결과를 내는 것”이라며 “정권 출범 이래 결과를 내기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말을 꺼냈다. 이어 “치료 때문에 체력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정치판단에 문제가 생기거나 결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자신을 갖고 부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게 된 지금 총리 자리에 계속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감소세로 돌아섰고, 앞으로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어 이 시기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며 사임을 결정한 이유를 부연 설명했다.
아베 총리는 자신이 해결하지 못한 정책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인 납북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안타깝다”며 “러시아와의 평화조약과 헌법 개정 과정 중 떠나게 돼 창자가 끊어지는 듯한 괴로운 마음”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해당 정책은) 자민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약속한 정책”이라며 “새로운 강력한 체제 아래 정책을 추진할 힘을 얻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당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아베 총리는 “다음 총리가 임명될 때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치료를 통해 건강을 되찾고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탤 생각”이라고 거취를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아베는 이미 기자회견에 앞서 집권 자민당과 연립정권 파트너인 공명당 등 양당 간부에게 사의를 전달했다. 후계자를 결정하는 자민당 총재 선거는 9월 실시될 전망이다. 아베는 그 때까지 계속 총리직을 유지하다가 신임 총재가 정해지는 대로 내각 총사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