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가 급증세다. 언제 어디에서 감염됐는지 불명확한 확진자가 는다는 건 그만큼 ‘숨은 감염원’이 많단 의미다. 자칫 추가적인 대규모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31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전날보다 248명 증가한 1만994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중 238명은 국내발생, 10명은 해외유입이다. 국내발생 확진자 중 183명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거주자다.
27일 434명까지 치솟았던 신규 확진환자 수는 200명대로 감소했지만, 이를 진정세로 보기엔 무리가 있다. 통상 주말에는 선별진료소 운영 축소 등으로 의사환자(조사대상 유증상자) 신고가 줄어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은 “주말 효과가 일부 있기 때문에 주초 환자 추이를 예의주시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요일부터 시작된 강화한 2단계 사회적 거리 두기의 효과는 빨라야 이번 주말, 다음 주 초에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는 경각심을 놓지 말고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걱정거리다. 방대본에 따르면, 18~31일 2주간 신고된 확진자 4432명 중 1007명(22.7%)은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았다. 이는 기간별 감염경로가 집계된 4월 이후 최고치다. 환자 신상·동선을 파악하는 기초 역학조사에만 1~2일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기간을 16~29일로 이틀 앞당겨도 감염경로 불명 비율은 19.5%에 달한다.
정 본부장은 “약 20%의 환자가 다른 기존에 알려진 확진자나 알려진 지역감염과 연계되지 않고 새롭게 발생한 지표환자라는 것을 의미하고, 그 지표환자를 감염시킨 감염환자가 어딘가에 있고 우리가 찾지 못하는 감염자가 지역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우리가 못 찾는 무증상·경증의 감염자가 있다고 해도 감염되고 5일 정도가 지나면 감염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그 정도의 기간에 많은 전파를 일으키지 않게끔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12시(정오)까지 파악된 감염경로별 확진자 발생 추이를 보면,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는 1056명으로 21명 늘었다. 사랑제일교회 사례는 25개 시설·장소(159명)에서 추가 전파로 이어졌다. 누적 확진자의 연령대별 분포는 0세~9세가 27명(2.6%), 10대 66명(6.3%), 20대 92명(8.7%), 30대 92명(8.7%), 40대 118명(11.2%), 50대 227명(21.5%), 60대 이상 434명(41.1%) 등이다. 고령자 비율이 높아 중증 이상 환자가 늘 가능성이 크다.
광복절 집회와 관련해선 확진자 30명이 추가돼 총 399명이 됐다. 사랑제일교회와 마찬가지로 행사 참석자들의 진단검사가 지체돼 11개 시설·장소(120명)에서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정 본부장은 “무증상·경증 환자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본인이 모르고 지나가거나 무시하고 지나가더라도 또 다른 감염원 역할은 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났지만 그래도 위험요인에 노출됐던 분들은 검사를 꼭 받아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