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가격 폭등에 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통계청은 2일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서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보다 0.7% 상승했다고 밝혔다. 3월(1.0%)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근원물가에 해당하는 농산물·석유류 제외지수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에너지 제외지수는 각각 0.8%, 0.4% 상승에 그쳤으나, 신선식품지수가 15.8% 급등했다.
지출목적별로는 ‘식탁물가’인 식료품·비주류음료가 6.6% 올랐다. 종합지수 상승률을 0.91%포인트(P) 끌어올리는 효과를 냈다.
품목 성질별로 상품은 1.2%, 서비스는 0.3% 올랐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은 농산물(12.1%)과 축산물(10.2%)이 모두 큰 폭으로 오르며 10.6% 상승했다. 농산물에서도 채소류가 28.5% 급등하며 종합지수를 0.43%P 끌어올렸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2011~2012년에 두 해에 걸쳐서 채소류 가격이 많이 올랐었는데, 그때는 장마에 태풍이 연거푸 왔다”며 “장마나 집중호우든 태풍이든 하나의 영향만으로 했을 때는 두 달 이상 가지는 않았는데, 그 자연재해가 여러 달에 걸쳐서 계속해서 오면서 그게 길어졌던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9월에도) 태풍 같은 게 또 오면 (물가 상승이) 연장될 수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추석을 앞둔 수요 증가도 변수다.
반면 공업제품은 석유류(-10.0%) 하락에 0.4%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이다.
서비스에선 공공서비스가 1.8% 내리고, 개인서비스는 1.1% 상승에 그쳤다. 공공서비스 하락은 무상교육·급식 확대 등 정책효과다. 개인서비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영향을 받았다. 외식은 외부활동 위축 및 가정식 증가의 영향으로 상승률이 0.5%로 둔화했다. 외식 외 물가가 1.5% 올랐으나, 가중치가 낮아 기여도는 0.29%P에 불과했다.
집세는 0.3% 올랐다. 집세 상승의 주된 원인은 전세가 상승이다. 안 심의관은 “전세는 지금 0.4% 올랐는데, 작년 3월에 0.5% 오른 적 있고 4월에도 0.4% 올랐다”며 “그때 이후로 최고치가 되겠다”고 말했다.
품목별로 농축수산물에선 배추(69.8%), 고구마(56.9%), 토마토(45.4%), 호박(55.4%) 등이 급등했다. 공업제품은 수입승용차(5.7%), 구두(7.0%), 기능성화자품(4.3%) 등은 올랐으나, 휘발유(-8.7%), 경유(13.7%), 등유(-14.1%) 등 석유류가 내림세를 이어갔다. 공공서비스에선 시내버스료와 외래진료비가 각각 5.3%, 2.4% 상승했으나 고등학교 납입금이 67.9% 하락했다. 개인서비스는 해외단체여행비(-5.3%), 학교급식비(-63.0%), 햄버거(-5.3%) 등이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