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2분기(4~6월) 도소매업과 숙박업, 음식업 등 대출 증가액이 전기대비 역대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부진에 기업들이 자금 확보에 나선 때문이다.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예금취급기관의 산업별 대출잔액은 전기 대비 69조1000억 원(5.5%) 증가한 1328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산업별로는 서비스업 대출잔액이 전기 대비 47조2000억 원(6.1%) 증가한 823조2000억 원, 제조업 대출잔액은 17조2000억 원(4.6%) 증가한 389조2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도ㆍ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 대출이 급증했다. 도ㆍ소매업은 12조4000억원 증가한 186조5000억 원을, 숙박 및 음식점업은 6조4000억 원 늘어난 71조2000억 원을 기록했다. 부동산업도 10조6000억 원 늘어난 272조6000억 원을 보였다. 이들 업종 모두 전기 대비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서비스업은 코로나19 영향로 금융지원이 확대된데다, 기업들도 자금확보 노력을 지속하면서 대출 증가규모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 불안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도 있겠으나, 매출 부진에 따른 대출 목적이 더 큰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조업에선 금속가공제품 및 기계장비 증가액이 직전분기 2조1000억 원에서 4조600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자동차 및 트레일러도 전분기보다 2조8000억 원 증가했다. 역시 전기 대비 증가폭으로는 역대 최대다.
건설업은 2조5000억 원 불어난 46조6000억 원으로 집계돼 2008년 3분기(3조4000억 원) 이후 증감액이 가장 컸던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수주와 분양물량이 증가한 영향이다.
용도별로 보면 운전자금은 전분기보다 52조1000억 원(7.1%) 불어난 788조6000억 원을 기록했다. 증가액에서 역대 최대치다. 시설자금은 17조 원(3.2%) 증가해 539조6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산업별대출금 대비 시설자금 비중은 40.6%에 그쳤다. 이는 2017년 1분기(4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예금은행 대출잔액은 45조 원 늘어난 1010조8000억 원을,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은 24조1000억 원 증가한 317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송 팀장은 “업황 악화로 자금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과 함께, 정부가 전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규제 완화를 시행하면서 은행ㆍ비은행기관 모두 대출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