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정책협약 이행 합의서를 체결하고 모든 문제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기로 했다. 의협은 보건복지부와도 합의문 서명식을 하기로 해 절정으로 치달았던 의·정 갈등이 잠시 숨을 고를 전망이다.
민주당과 의협은 이날 오전 민주당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정책 협약식을 열고 합의서를 체결했다.
합의문에는 △의대정원 확대 및 공공의대 신설 추진 중단 후 원점에서 재논의 △공공의료 예산 확보 △전공의를 위한 행정·재정 지원 마련 △의료인 보호 및 의료기관 지원 대책 마련 △의협과 보건복지부 합의 사항 존중 등 5가지 내용이 담겼다.
민주당과 의협은 "지역의료 불균형, 필수의료 붕괴, 의학교육과 전공의 수련체계의 미비 등 우리 의료체계의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체결했다"며 정책 협약의 배경을 설명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당이 처음으로 의협과 체결하는 정책 관련한 이행 협약서"라며 "협약이 제대로 잘 지켜지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최대집 의협 회장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치고 이런 정책을 추진했다면 커다란 사회 혼란을 피할 수 있지 않았나 큰 아쉬움이 든다"면서도 "상당히 환영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 철회가 내용에 들어가 있진 않지만 '철회 후 원점재검토'랑 '중단 후 원점 재논의'가 사실상 같은 의미로 생각한다"며 "철저히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협약식에는 이낙연 민주당 대표도 참석했다. 이 대표는 "의료진 여러분이 코로나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희생적인 노고에 대해 이 자리 빌어 감사드린다"며 "국민의 우려를 빨리 덜어드리고 코로나19 조기 통제를 위해서 함께 마음을 모아갔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민주당과 의협의 협약 소식이 전해지자 박지현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젊은의사 비대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나는 모르는 보도자료가. 회장이 패싱 당한 건지. 나 없이 합의문을 진행한다는 건지?”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와 관련해 최대집 의협 회장은 "원점에서 재논의한다는 방식으로 정리가 됐다"며 "더는 집단행동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