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탄방 이어 둔산점까지...홈플러스는 왜 ‘알짜매장’을 팔까?

입력 2020-09-04 14:39 수정 2020-09-04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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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 "매력적인 매물이어야 매각 가능" vs 노조 "부동산 돈놀이…이윤확보에 혈안"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사진제공=홈플러스)
▲홈플러스 아시아드점 (사진제공=홈플러스)

언택트로 소비 패턴이 급변하고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오프라인 유통업체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가 5년 내 50개 점포 폐점 계획이라는 강수를 던지며 속속 폐점에 나서고 있고 홈플러스도 3번째 점포를 매각하며 몸집을 줄이고 있다.

외견상 비슷하지만 속내를 들여보면 양사의 전략은 판이하다. 롯데마트는 상권이 겹치거나 경쟁력이 떨어지는 소형 매장을 중심으로 폐점에 나서는데 반해 홈플러스는 덩치가 큰 대형점포, 이른바 '알짜매장'을 없애고 있다. 홈플러스 노조에서는 ‘부동산 돈놀이’라고 반발하는 반면, 사측은 유동화 대상 매물이 시장 관심을 끌만한 매력적인 매물이어야 했다고 반박한다.

홈플러스는 전날 대전둔산점의 자산유동화가 확정됐다고 4일 밝혔다. 이 회사는 지난 7월 안산점 매각을 발표한 데 이어 대전탄방점을 폐점하기로 했다. 올들어 벌써 3번째 매각인 셈이다.

회사 측은 오프라인 유통업 불황과 코로나19 영향에 따른 급격한 매출감소로 회사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홈플러스의 2019 회계년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69% 감소한 7조3002억 원, 당기순손실은 5322억 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코로나19 확산이 계속됨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 방문 객수가 지속 감소하고 있다.

다만, 홈플러스는 안산점, 대전탄방점 자산유동화 확정 발표 당시와 동일하게 대전둔산점에 근무하는 직원들 역시 영업종료 이후에도 고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해당 직원들의 인근 점포 전환배치를 비롯해 온라인 사업과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등 유통 트렌드에 맞춰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사업부문으로의 이동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회사 측은 “불확실한 사업 환경이 지속되자 점포의 자산유동화를 통해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을 세웠다”면서 “이번 대전둔산점 자산유동화로 인해 점포 근무 직원과 몰 입점 점주들이 변화에 안정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최소 1년 이상의 충분한 기간 동안 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발은 거세다. 노조 측은 안산점 첫 매각 당시부터 홈플러스의 몸집 축소에 대해 대주주의 ‘먹튀 매각’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노조 관계자는 “MBK의 홈플러스 인수 본심은 부동산 돈놀이”라면서 “매장뿐 아니라 칠곡 IC부지와 무의도 연수원, 함안 물류센터 등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모두 매각해 주주들의 이윤 확보에 혈안이 되어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유동화 대상이 된 점포들이 소위 잘나가던 대형 매장이라는 점에서 설득력을 더한다. 안산점의 경우 2018년 매출순위 5위 권에 꼽히는 상위 점포로 200여 명이 넘는 직영직원이 근무한다. 외주 및 협력 업체, 입점점주와 종업권까지 더하면 대략 1000명에 이른다.

탄방점과 둔산점도 대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노른자 지역인 서구 둔산동과 탄방동에 위치한다. 둔산점은 연면적 5만7960㎡로 홈플러스 140개 중 점포 순위로는 19번째다. 탄방점과는 직선거리 1㎞에 불과하다.

다만, 홈플러스 관계자는 “사려는 곳과 팔려는 곳의 이해가 맞아야 하는데 우선 매물이 매력적이어야 한다”면서 “온라인몰이 잘 구축돼 소비자 불편은 크게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진제공=롯데쇼핑)
(사진제공=롯데쇼핑)

이는 최근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는 롯데마트의 전략과도 극명하게 차이가 난다. 롯데마트는 올 초 5년 간 50여개의 점포를 없애기로 발표하면서 그 일환으로 6월 말 빅마켓 킨텍스점과 롯데마트 천안점, 의정부점 등 3곳을 폐점했고, 이어 양주점과 천안아산점, 빅마켓 신영통점, 부산 금정점과 서현점 등의 문을 닫았다.

이들 점포는 대부분 인근에 대형마트가 있어 상권이 겹치거나 협력사를 제외하면 100명 내외가 근무하는 소형 점포다. 매출 대비 운영 비용이 높고, 최근 트렌드로 떠오른 체험형 시설 등을 갖추기가 어렵다. 이어 이날 폐점 소식이 알려진 서울 구로점과 빅마켓 도봉점, 마장휴게소점 중에서도 구로점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중소형 점포다. 다만 구로점은 5만9898㎡, 박미켓 신영통점은 5만5817㎡로 규모로 중대형에 속한다.

이런 가운데 이마트의 방향성은 이들과 전혀 다르다. 이마트의 선택은 점포 축소보다는 전문점 구조조정과 창고형 할인마트 사업 강화애 방점이 찍혀 있다. 7월 대형마트 3사 중 1년 6개월 만에 신촌점을 출점한데 이어 이달에는 스타필드 안성점에 트레이더스를 오픈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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