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도 추웠던 반도체주, 가을 맞아 훈풍불까?

입력 2020-09-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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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4월 이후 삼성전자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락했던 국내 증시는 4월부터 빠르게 반등에 성공하며 8월까지 무서운 상승세를 보여줬다. 하지만 국내 증시 대장주 역할을 하고 있는 반도체 관련주들은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며 투자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해외 기관들을 중심으로 개선세에 대한 기대감을 표현하며 반등 여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지난 3월19일 1457.64로 연저점을 기록한 이후 전날(2395.9)까지 64.36%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반도체 대장주이면서 국내 증시 시총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31.31%, 14.05% 오르는데 그쳐 지수 상승률의 절반에도 미치는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추세는 반도체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작용하는 D램(DRAM) 현물가격이 4월 초부터 하락이 시작되며 실적 불확실성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D램 가격은 8월24일을 저점으로 소폭의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는데 과거 10년간 가격 추세를 감안할 때 D램 현물가격은 고정가격의 선행지표로 작용한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분석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현물가격과 고정가격 차이가 결국 축소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 하반기 고정가격 하락 이후 내년 상반기 DRAM 가격반등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엔비디아가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차세대 그래픽처리장치(GPU) ‘치포스 RTX30’ 시리즈를 공개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도 호재가 예상된다. 엔비디아의 GPU를 삼성전자가 8나노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한다는 덕에 국내 반도체주도 상승세를 탄 것이다.

▲4월 이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4월 이후 SK하이닉스 주가 추이(자료제공=키움증권)
지금까진 외부 변수에 의해 반도체주가 흔들렸지만, 투자 비중을 늘려봄 직한 시기가 다가오고 있단 평가도 있다. 반도체 업체의 매출 핵심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4분기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오를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는 보고서에서 4분기 PC 디램 고정 가격이 3분기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내년과 내후년은 메모리 반도체의 ‘빅 사이클’이 재현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국내 증권사들은 물론이고 해외 기관들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 반등에 베팅하고 있다.

CNBC는 시장정보 업체 레피니티브가 주요 증권사 연구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가 평균 7만376원(59.35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다이와 캐피털마켓의 SK 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12개월 목표주가를 2일 종가 대비 50% 이상 높은 8만2000원으로 제시했다. 킴은 CNBC에 "우호적으로 보이는 내년 메모리 반도체 업황, 새로운 파운드리 반도체 기회, 경쟁사 대비 매력적인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등을 고려해 삼성전자에 대한 긍정적 견해를 유지한다"고 말했다.

국내 증권사들 역시 여전히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23.5% 증가한 10조 원으로 추정된다”며 “시장 기대치 9조2000억 원을 웃돌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 역시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미 최악을 반영한 상태로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모멘텀 발생(출하량 회복)에 의한 주가 상승은 9~10월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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