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무력의 '담원', 2020 LCK 서머 우승컵 들어올렸다

입력 2020-09-06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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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개최된 ‘2020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우승은 담원 게이밍이 차지했다. 담원은 DRX와의 경기를 3대 0으로 마무리하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줬다.

일일 시청자 수 평균 75만 명을 기록하며 흥행을 기록한 LCK는 결승전에 순간 최고 시청자(트위치와 유튜브 합계) 28만 명이 몰리기도 했다.

LCK 2부 리그 챌린저스 때부터 담원과 DRX는 라이벌 구도를 유지해왔다. DRX의 감독 씨맥과 선수들이 대거 소속됐던 그리핀과 담원은 승강전을 거쳐 LCK에 올라올 때까지 중요한 경기마다 서로를 만났다. 이번에는 양쪽 모두 창단 첫 우승을 노리는 상황. 5일 경기 전까지 유튜브에서 서로를 의식하는 영상을 올리며 긴장감을 키웠다.

1세트는 예상치 못한 플레이를 보여준 담원의 승리로 돌아갔다. 담원은 2020 서머 시즌 내내 강력한 탑-정글-미드를 기반으로 게임을 풀어나갔다. 1세트에는 첫 번째로 케이틀린을 픽하면서 바텀에 힘을 주고 시작했다. 상체를 압박하기 위해 레넥톤-릴리아-아칼리를 꺼내들었던 DRX는 예상치 못한 담원의 플레이에 승리를 내주고 말았다.

▲1세트 초반 표식의 릴리아가 캐니언의 독두꺼비를 빼앗는 장면 (사진=LCK 트위치 캡쳐)
▲1세트 초반 표식의 릴리아가 캐니언의 독두꺼비를 빼앗는 장면 (사진=LCK 트위치 캡쳐)

1세트 초반 10분까지는 DRX의 압박이 거셌다. 릴리아가 담원의 레드, 독두꺼비를 뺏으며 담원의 탑과 정글을 함께 압박했다. 10분까지 DRX의 표식의 레벨은 8, 캐니언의 레벨은 6으로 ‘세체정(세계 최고 정글러)’이라 불리던 캐니언이 속절없이 밀려나는 것처럼 보였다.

담원은 계속 싸움을 피하며 일어날 순간을 기다렸다. 바텀에 집중한 만큼 고스트 선수의 케이틀린이 충분히 성장하기까지 공을 들였다. 12분 고스트 선수가 데프트 선수를 압박, 힘을 빼놓은 뒤 전령을 차지한 담원은 15분 그대로 바텀 타워를 깼고, 18분 확보해놓은 전령을 미드에 풀어놓으며 전세를 가져가기 시작했다.

▲한타를 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담원이 용 앞에 모이자고 핑을 찍는 모습 (사진=LCK 유튜브 캡쳐)
▲한타를 할 준비가 됐다고 판단한 담원이 용 앞에 모이자고 핑을 찍는 모습 (사진=LCK 유튜브 캡쳐)

1세트 20분경 바다용 앞에서 당락을 결정할 한타가 시작됐다. 한타를 위해 몸집을 키워놓은 너구리의 오른이 표식과 데프트의 딜을 모두 막아내며 고스트의 케이틀린에게 2킬을 선물했다. 클템(본명 이현우) 해설은 “원래 담원은 열혈 팀인데 차분하게 경기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경기 흐름을 평가했다.

고스트의 케이틀린이 성장한 후 게임이 뒤집어지지 않았다. 도란의 레넥톤, 쵸비의 아칼리가 상대의 뒤를 잡으며 반전을 노렸지만 오른과 볼리베어의 체력이 낮아지지 않았다. 이후 바론과 바다용의 영혼을 가져간 담원은 상대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1세트 승리를 가져갔다.

빛돌(본명 하광석) 해설은 “담원은 원래 상체가 강한 팀인데 물구나무를 섰다”고 평가했다.

이후 접어든 2세트. 김동준 해설은 “이번 경기는 조금 담원같죠?”라고 평가했다.

담원은 레넥톤-니달리-신드라를 순서대로 선택, 2세트는 상체에 집중했다. DRX도 볼리베어-릴리아-제이스 조합을 맞추며 상체에서 강 대 강 대결을 준비했다.

시작은 DRX가 우세를 가져가는 것으로 보였다. 경기 시작 1분 만에 표식의 릴리아가 쇼메이커의 신드라를 강하게 압박, 점멸을 빼게 만들었다. 이후 윗 동선을 잡은 표식은 레드 칼날부리를 먹은 후 그대로 탑으로 향했다. 3분경 너구리의 레넥톤이 도란과 표식의 공격을 자연스럽게 흘려냈지만 니달리와 점멸이 빠진 쇼메이커의 신드라가 제이스에게 더블 킬을 내주고 말았다.

▲캐니언의 니달리가 고스트의 칼리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점멸을 쓰는 모습 ((사진=LCK 유튜브 캡쳐))
▲캐니언의 니달리가 고스트의 칼리스타를 보호하기 위해 점멸을 쓰는 모습 ((사진=LCK 유튜브 캡쳐))

캐니언의 니달리가 경기 흐름을 바꿔놓기 시작했다. 11분 미드를 압박한 캐니언은 제이스의 점멸을 빼내고, 이를 지키기 위해 도란이 텔까지 쓰게 만들었다. 그대로 바텀으로 내려간 캐니언은 점멸까지 써가며 고스트의 칼리스타를 보호, 전 라인의 우세 흐름을 가져왔다.

결정적인 장면은 경기 17분경 나왔다. 담원은 미리 가져온 전령을 미드에 풀며 DRX를 압박했다. 미드 첫 번째 타워를 깬 전령이 두 번째 타워까지 밀 수 있도록 베릴의 알리스타가 반 박자 빠르게 DRX의 타워를 향해 돌격했다. 체력이 거의 떨어진 베릴을 고스트의 칼리스타가 궁으로 세이브하며 케리아의 세트를 잡아냈다. 18분 담원의 촘촘한 시야가 주도권을 보여줬다.

27분경 DRX가 바론을 빼앗으며 반전 계기를 보여주는 듯 했으나, 이미 넘어간 흐름을 뒤집을 순 없었다. 바론 획득 이후 그대로 DRX가 전멸하며 2세트 승리를 담원에 넘겨줬다.

▲쇼메이커의 슈퍼플레이 이후 기뻐하는 제파 담원 감독과 선수들 (사진=LCK 유튜브 캡쳐)
▲쇼메이커의 슈퍼플레이 이후 기뻐하는 제파 담원 감독과 선수들 (사진=LCK 유튜브 캡쳐)

“허수(쇼메이커 본명)야 기다렸어 네가 캐리하길.”

3세트는 쇼메이커가 아낌없이 기량을 보여줬다. 1세트와 2세트, 쵸비를 억제하는 데 주력했던 쇼메이커는 아칼리를 뽑아내며 화력을 뿜어냈다. 담원의 선수들은 고스트의 드레이븐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복자 룬을 선택, 한타에서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결정적 장면은 12분경 나왔다. 발이 풀린 베릴의 판테온을 미드에 배치하며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한 밑작업을 시작했다. 쵸비를 도와주기 위해 미드로 내려가던 표식이 미드 1차와 2차 타워 사이에서 너구리의 레넥톤에게 잘리며 흐름이 담원 쪽으로 기울었다.

▲쇼메이커의 아칼리가 쿼드라킬을 기록하는 장면 (사진=LCK 유튜브 캡쳐)
▲쇼메이커의 아칼리가 쿼드라킬을 기록하는 장면 (사진=LCK 유튜브 캡쳐)

15분, 너구리의 레넥톤이 전령을 가져가자 조급해진 DRX는 화염용을 치기 시작했다. 벼락같이 틈을 파고든 쇼메이커의 아칼리아 그대로 쿼드라킬을 기록했다. 유일하게 살아남았던 쵸비의 이렐리아도 너구리가 미드 2차 타워에 뛰어들며 잡아냈다.

이변은 없었다. 28분 두 번째 바론 앞, DRX는 반전을 위해 바론 앞에 모였다. 고스트의 드레이븐이 포킹으로 적을 밀어낸 후 판테온이 불나방처럼 적진에 뛰어들었다. 쇼메이커의 아칼리는 이렐리아가 잡아내긴 했으나, 너구리가 넥서스 앞으로 텔레포트하며 넥서스를 부수는 데 성공했다.

▲우승 확정 후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는 고스트 선수 (사진=LCK 유튜브 캡쳐)
▲우승 확정 후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흘리는 고스트 선수 (사진=LCK 유튜브 캡쳐)

경기 후 이어진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고스트(본명 장용준)는 "지금까지 프로게이머 상당히 긴 생활을 해왔는데 예전에 이제 '아 나도 저런 무대에 결승전이라는 무대에 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다"며 "우승하고 나서 그런 생각들이 다 생각이 나서…예전 생각이 많이 났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LCK 2020 서머 스플릿 우승으로 담원은 25일부터 시작되는 'LoL 2020 챔피언십(롤드컵)' 진출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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