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올 들어 시총 36조↑…SK ‘턱밑’ 추격

입력 2020-09-06 10:37 수정 2020-09-0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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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상장사의 시가총액이 120조 원을 넘기며 SK그룹을 바짝 뒤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산업구조에 지형 변화가 나타나자 세계 제일의 ‘2차전지’를 품은 LG그룹이 몸값을 나날이 높이고 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 상장사 13곳의 시가총액 총합(우선주 포함)은 124조4127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 기준 88조652억 원보다 36조3565억 원(41.3%) 증가한 규모다.

올 초까지 LG그룹은 국내 4대 그룹 중 상장사 시총 규모에서 현대차그룹에 뒤처진 ‘꼴찌’였다. 그러나 코로나19 유행으로 LG그룹 소속 상장사들의 미래 성장성이 재평가되며 몸집이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현재 LG그룹은 현대차그룹(12개사·98조3088억 원)과의 격차를 20조 원 넘게 벌리며 상장사 시총 규모 3위로 올라선 상태다. 게다가 2위인 SK그룹(20개사·139조3827억 원)과의 격차도 작년 말 기준 42조 원 수준에서 15조 원 아래로 줄어들었다. SK그룹이 시총 15조 원에 육박하는 SK바이오팜을 지난 6월 상장하지 않았다면 당장 추월도 가능했을 수준이다.

LG그룹 성장세를 이끈 일등공신은 단연 LG화학이다. LG화학은 작년 말 대비 시가총액이 134.0% 증가한 52조45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세계 주요국들이 코로나19 경제 충격을 버티기 위해 ‘그린 뉴딜’(친환경 경기부양책)을 추진하면서 성장 중인 전기차 토양에 ‘거름’을 부었다. LG화학은 지난 3월 월별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글로벌 1위에 처음 오른 뒤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LG화학이 1위에 오른 배경은 테슬라 모델 3(중국), 르노 조에 등 LG화학 주요 고객사의 전기차 판매량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하반기부터는 LG화학이 배터리 셀을 독점적으로 공급 중인 폭스바겐의 ‘ID3’가 출하되기 때문에 LG화학 독주의 단기 가시성은 매우 높다”고 짚었다.

LG화학이 폭발적인 성장 기대감으로 그룹을 앞에서 끌고 있다면, LG생활건강은 튼튼한 실적으로 그룹 뒤를 받치는 모양새다. LG생활건강은 코로나19에도 흔들리지 않고, 지난 2분기까지 61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LG생활건강 시총은 작년 말보다 15.2% 불어난 22조6932억 원이다.

LG전자도 언택트(비대면·Untact) 문화 확산으로 인한 TV 등 가전 수요 증가로 주가가 힘을 받고 있다. 시총도 작년 말보다 16.5% 불어난 13조7464억 원으로 집계됐다. 그룹 내 ‘아픈 손가락’인 LG디스플레이는 오는 3분기 흑자전환 기대감을 키우며 바닥에 깔렸던 주가가 회복 추세를 보이는 중이다.

LG그룹은 LG화학을 필두로 전기차 시장에 사활을 걸면서 시장 성장과 함께 그룹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동안 내관에 치우쳤던 자동차 사업에서 LG전자의 ‘ZKW’ 인수는 외관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됐다”며 “LG이노텍도 전기차 부품 상용화에 가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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