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선별지원 결국 받아들였지만…“불공정·불만·후폭풍 너무 두렵다”

입력 2020-09-0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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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민주당에 대한 원망·배신감 불길처럼 퍼지는 것 보여"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 (연합뉴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강력해 주장해온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선별지원 방침을 결국 받아들였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 역시 정부의 일원이자 당의 당원으로서 정부.여당의 최종 결정에 성실히 따를 것"이라면서도 "선별 지급 기준에서 소외된 분들이 버티고 있는 그 무게는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우려된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이어 "이들을 감당하지 못해 발생하는 그 원망과 분노는 어떻게 감싸 안고 가야 할 지, 1,370만의 삶을 책임지는 행정 최고 책임자로서 지금도 깊이 고뇌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민 불안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며 "많은 사람이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말하지만, 저는 무겁고 아픈 현실을 외면하며 낙관적인 미래만을 말할 순 없다. 이 또한 정부 여당에 대한 저의 충정이자, 관료로서 의무"라고 강조했다.

앞서 그는 이날 새벽에도 페이스북 글을 올리며 “어쩔 수 없이 선별 지원하게 된다 하더라도 세심하고 명확한 기준에 의한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최소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국민이 주인이라는 민주공화국에서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이를 더 걱정하라”는 ‘불환빈 환불균(不患貧 患不均)'이라는 말을 인용하며 2차 재난지원금 선별 지원이 가져올 부정적인 결과를 우려했다.

또 “분열에 따른 갈등과 혼란, 배제에 의한 소외감,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 적폐 세력과 악성 보수언론이 장막 뒤에서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권토중래를 노리는 것도 느껴진다”고 적었다.

그동안 이 지사는 1인당 30만 원씩 전 국민을 상대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주장을 강하게 고집해왔다. 그는 정부가 선별 지원으로 가닥을 잡은 4일에도 ‘1인당 10만 원씩 지급하고 나머지는 선별 핀셋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절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당정청 결론이 이 지사의 주장과 다른 방향으로 나오자 겉으로는 수용하는 자세를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동의할 수 없음을 페이스북을 통해 내비친 셈이다.

이에 이 지사는 또 갑자기 경제적 상황이 나빠져 지원 대상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큰 부문의 사례를 들며 "미안하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한편 정세균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및 김태년 원내대표,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 등 당정청 고위인사들은 이날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협의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피해가 큰 계층이나 저소득층을 우선으로 지원하는 '선별지원' 기조를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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