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실시에 따라 오후 9시 이후 식당 등에서 취식이 금지되면서 편의점에서 주류 및 안주, 즉석식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CU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실시된 최근 일주일(8월 30일~9월 5일) 오후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심야 시간대 주요 상품의 매출을 분석한 결과 양주는 전월대비 22.2% 올랐고, 소주는14.9%, 맥주는 9.5% 늘었다고 7일 밝혔다. 안주류를 찾는 고객도 증가했다. 조각치킨 등 즉석조리식품 매출은 전월 대비 37.2% 치솟은 가운데 냉장안주(29.0%)와 육가공류(21.7%), 마른안주류(19.7%) 매출도 좋았다.
간단한 야식 상품 인기도 높았다. 심야 시간대 파스타와 콩국수, 볶음면 등 조리면을 찾는 이들은 36.9% 급등했고, 냉장간편식(피자, 떡볶이, 수제비 등) 매출도 29.6% 상승했다. 죽과 스프류는 28.2%, 냉동만두 26.9% 등 밥이 들어간 식사류보다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는 즉석식들이 평소보다 더 많이 팔렸다.
이마트24도 1~3일 수도권 점포의 시간대별 매출을 살펴본 결과 오후 8~10시 사이 주류는 전주 같은 기간에 비해 49.5% 증가했다. 특히 양주는 73.7%나 급등했으며 소주(68.9%)와, 와인(53.9%), 맥주(46.1%)도 큰폭으로 늘었다. 안주 먹거리도 많이 팔려 안주와 과일, 스낵은 각각 66.4%, 36.9%, 30.9% 증가했다.
서울 및 수도권 편의점들이 오후 9시부터 새벽 5시까지 점내 취식을 제한하는 가운데 이같은 매출 상승세는 이례적이다. GS25가 가장 먼저 심야시간 대 시식공간과 외부 파라솔을 운영하지 않기로 했고, 이어 CU와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도 치킨과 어묵 등 즉석조리 상품의 점포 내 취식을 금지했다.
편의점 업계는 밤 9시 이후 심야에 주점과 음식점 등이 문을 닫으면서 편의점에서 먹거리를 구매해 집에서 먹는 ‘홈술족’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강 등 강변 공원에서 술자리를 갖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전해져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던 김 모씨(40)는 “6년 간 매주 주말 밤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왔지만 이렇게 늦은 밤 잠원 지구에서 술 마시는 이들을 많이 보기는 처음”이라며 “편의점에서 생수을 사는데도 줄이 너무 길어 포기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실제 1일부터 6일까지 한 편의점 브랜드의 한강 점포 매출은 직전주 대비 226.2% 치솟았다.
편의점 관계자는 “귀갓길에 편의점에 들러 주류와 안주, 먹거리를 구매하는 고객이 크게 늘었다”며 “유흥가와 학원가 점포 매출이 많이 빠진 대신 주택가와 공원 등의 매출은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