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에 갇힌 코스피… 개미들 “믿을 건 삼성전자”

입력 2020-09-07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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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 15거래일 동안 1조3957억원 어치 순매수

광복절 이후 코스피가 박스권에 갇히자 ‘동학개미’들이 삼성전자에 다시 몰려들고 있다. 수도권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국면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조정을 보이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이다.

이는 3월 폭락장서 안정감 있는 삼성전자를 사 이득을 본 경험을 재연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가 장밋빛 전망을 보이면서 동학개미의 이번 베팅도 성공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로나19 재확산 이후인 지난달 18일부터 이날까지 16거래일 동안 개인투자자는 삼성전자를 1조3957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기간 개인은 삼성전자 우선주도 4065억 원어치 사들이면서 개인투자자 코스피 순매수액 1·2등을 삼성전자 주식이 모두 차지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7월 말께 인텔의 반도체 생산 외주 가능성과 2분기 호실적 기대감으로 주가가 6만 원을 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적 발표 뒤 외국인과 기관이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면서 주가는 주춤해 5만7000원대로 내려왔다. 이후 삼성전자는 IBM의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위탁생산하는 호재로 반등하며 지난달 18일 장 중 전고점(5만9900만 원)을 찍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재확산 규모가 예상 밖으로 커지면서 주가는 5만5000원 내외로 내려앉았다.

개인은 탄탄한 실적과 잇단 호재로 분출한 삼성전자 주가가 코로나19에 발목을 잡히자 이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았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큰 변동성에도 2400선을 제대로 넘지 못하자 “결국은 오른다”는 삼성전자의 안정감에 기대를 거는 개인도 많아졌다.

실제 하루 만에 4.15% 하락한 지난달 20일 개인은 기관이 던지는 매물을 받아내며 3155억 원을 사들였다. 이후 삼성전자가 2.53% 하락한 지난달 31일에도 5536억 원어치를 쓸어 담았다. 개인은 지난달 19일부터 이달 2일까지 11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다. 3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화로 인한 폭락장세에서 개인이 삼성전자를 13거래일(3~23일) 연속 사들인 이후 최장 순매수 행렬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주가가 여러 호재로 인해 힘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선 삼성전자 매출의 기여도가 큰 D램 반도체 가격이 반등하고 있고, 시장의 분위기 변화로 스마트폰 사업의 선전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또 미국이 중국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를 제재 검토한다는 소식에 반사수혜 기대감도 커지는 중이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종의 긍정적 분위기와 미국의 SMIC 제자 가능성은 삼성전자 주가에 호재”라며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10조 원을 달성할 가시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과 인도-중국의 마찰로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반사이익을 본 것으로 판단된다”며 “삼성전자의 IM(스마트폰) 부문의 영업이익은 3.14조 원으로 전분기보다 61.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지난 2018년 1분기 이후 최고 실적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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