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손 없어 죽겠다”…트럼프 외국인 취업비자 제한에 된서리 맞은 美 경제

입력 2020-09-0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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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근로자 필요한 일부 업종, 인력난에 사업 차질…미국인들은 임시직 외면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한 사람이 문 닫힌 일자리센터를 들여다 보고 있다. 패서디나/AP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 패서디나에서 한 사람이 문 닫힌 일자리센터를 들여다 보고 있다. 패서디나/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국인 취업비자 발급 제한 조처가 되레 자국의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계절 근로자를 필요로 하는 일부 업종이 인력난에 시달리면서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된 것이다.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6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취업비자 발급을 올해 연말까지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여기에는 문화교류 비자인 J-1, 비농업 분야 임시취업 근로자에 대한 H-2B 비자 등 단기 근로자를 위한 비자도 포함됐다. 미국 국민의 고용을 지키려는 조처였다.

하지만 이로 인해 특정 계절에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는 업종이 제때 필요한 외국인 노동자를 구하지 못하면서 인력난을 겪게 됐다. 여름에는 놀이공원으로, 겨울에는 스키장으로 운영되는 미국 테네시주의 오버 개틀린버그 리조트가 대표적인 예다. 이 리조트의 위험관리 담당자로 재직 중인 제리 허스키는 올여름 놀이공원 직원을 모집하느라 애를 먹었다. 이곳은 최근 여름과 겨울에 각각 120명, 150명 이상의 외국인 근로자(J1 비자)를 고용해왔는데, 올 여름에는 25명밖에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오버 개틀린버그 놀이공원은 영업시간을 줄이고 운영 범위도 축소했다. 이곳은 올겨울 스키 시즌에도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인구 4000명인 이 도시에서는 오버 개틀린버그 이외에도 다수의 사업체가 여름에 필요한 일손을 확보하지 못했다. 7월 초 문을 닫은 한 레스토랑 문에는 일손 부족을 언급하는 쪽지가 붙어 있었다. 다른 가게 앞에는 ‘종업원 상시 모집’이라는 팻말이 걸렸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대체할 자국민을 고용하는 일이 쉬운 것도 아니었다. 경영자들은 올 여름 미국인 노동자를 구하기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은다. 계절에 한정한 임시직인 데다 사업장 근처에 적당한 주거 공간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욱이 의회와 백악관이 실업급여를 강화함에 따라 미국인들은 일시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보다 집에 있는 편이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게 됐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에 따라 미국 상공회의소는 일부 고용주 단체와 함께 트럼프 정부의 비자 제한 조치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가 실제로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상공회의소의 이민정책담당 임원 존 바셀리체는 “겨울철 휴양지에서 J1 비자 소지자를 고용하는 많은 고용주는 현재의 비자 발급 제한이 자사에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지 두려워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업은 어려운 상황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워싱턴 연방 법원은 4일 J1과 H2B 비자를 포함한 비자 제한 조치를 일부 인정했다. 다른 법원들도 수주 안에 이와 관련한 별도의 소송에서 예비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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