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들이 쌓여가는 미분양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파트 바겐세일에 나섰다. 일부 건설사들은 정부의 분양가 인하 방침에 맞춰 기존 계약자들의 분양가까지 깎아주며 공식 할인판매에 들어갔다.
동일토건은 지난 10일 용인시 수지구 신봉지구에 분양한 신봉 동일하이빌 1462가구 중 시행사로 사업을 진행한 2, 4블럭 868가구의 분양가 세일에 나섰다. 할인폭은 4∼10%선으로 3.3㎡당 90만원 수준이다.
이는 평형에 따라 최저 최저 2050만원(111~112㎡ㆍ33평형)에서 9850만원(206㎡ㆍ62평형)까지 할인받는 것으로 수도권의 대표적 미분양 지역인 경기도 용인에서는 최초의 일이다.
동일은 지난 6월에는 옵션 가격을 평형에 따라 3.3㎡당 85만∼88만원까지 인하하고 계약금 및 중도금 조건을 완화한 바 있어 이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분양가 인하폭은 더욱 크다.
동일토건 관계자는 "수도권 인기 주거지역 중 하나인 경기도 용인에서 분양가를 할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분양가 인하는 신규 계약뿐 아니라 기존 계약자에게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GS건설이 분양한 서초아트자이와 이수자이, 서교자이는 대형업체의 브랜드임에도 턱없이 높은 분양가로 인해 대량 미분양사태를 불러왔다.
문제가 심각해지자 미분양 물량에 대해 계약금을 할인해 주고 중도금 무이자 대출, 발코니 무료확장 등의 혜택을 주어 모두 3000만~4000만원 가량의 할인효과를 주고 있다.
신영은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 공급한 '왕십리 지웰'의 분양대금 중 60%를 선납하는 계약자에게 전체 분양가의 12.5%를 한 달 안에 돌려주고 있다.
지방의 경우 지난 6~8일 풍림산업은 대전 대덕구 석봉동 옛 풍한방적 터에 짓는 '금강엑슬루타워' 아파트의 분양가를 평균 25% 할인해 선착순 분양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말 실시한 1∼3순위 청약에서 분양률이 저조해 분양률 제고를 위해 분양가 할인행사에 들어갔다. 주택형별로 가구당 분양가 할인액은 5200만∼1억4600만원에 달한다.
풍림산업 관계자는 "일부 손해를 보더라도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 이런 행사를 가진 것"이라며"행사 이후 평균 1.28대 1의 분양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충남 조치원시의 경우 GS건설, 우방, 신동아건설 등 대형업체들이 행복도시의 후광을 노린 투기심리를 겨냥해 죽림리와 신안리 일대에 2500여 세대를 공급했지만 미분양이 물량의 절반을 넘어 현재 최대 30%까지 분양가가 깎인 상태다.
이와 관련 부동산써브 채훈식 리서치팀장은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위험수위에 달했다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라며 "특히 미분양율, 계약률 등이 대출 연장이나 건설업체 신용등급에도 직접적 영향이 있어 건설사들이 분양가 할인에 들어간 것"이라며 "건설사들의 분양가 인하는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