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코로나 이후 정책, 재정위기 극복한 스페인 참고해야"

입력 2020-09-09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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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건전성 회복과 구조개혁 병행 필요"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대규모 재정확장으로 국가 재정 건전성이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과거 유럽 재정위기 당시 스페인의 정책을 참고해 코로나 이후의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12년 유럽재정위기 이후 심각한 재정적자를 겪었던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소위 'PIGS' 4개국의 7년간 경제ㆍ재정지표를 분석한 결과 스페인이 재정위기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기록한 배경에는 재정 건전성 회복과 함께 공공부문 개혁, 노동개혁 등 구조개혁이 있었다고 9일 밝혔다.

스페인은 금융위기 이후 마이너스 성장에서 벗어나 2015년~2017년 평균 3%대의 성장을 기록했다.

같은 시기 수출도 역대 최고 수준으로 늘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경상수지도 2013년~2018년 6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스페인 역사상 최초 기록이었다.

또한, 2013년 26.1%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꾸준히 감소해 2018년 15.3%까지 약 10%포인트(p) 줄었다.

이런 배경에는 라호이 총리의 긴축재정ㆍ구조개혁 덕이라고 전경련 측은 분석했다.

그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800억 유로(약 110조 원) 규모의 긴축재정 정책을 추진했다. 공공투자 14% 축소, 지방정부 재정 건전화, 공무원 임금 5% 삭감, 연금동결 및 정년연장, 출산장려금 폐지, 실업수당 감축 등 공공부문 지출 억제에 초점을 맞췄다.

아울러 부가가치세(2%p↑) 및 자본이득세(1%p↑) 인상, 세금환급 폐지 등 세수확대도 병행했다. 공적연금 수급 나이를 65세에서 67세로 높이며 기금 운용 안정성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스페인은 GDP 대비 재정적자비율을 2012년 –10.7%에서 2017년 –3%대까지 개선했다.

이와 함께 유럽재정위기 당시 유럽연합(EU)으로부터 받은 413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약 1년 반 만에 상환하며 구제금융에서 조기 졸업했다.

라호이 정권은 재정 건전성 회복과 함께 기업 활력을 높이기 위한 구조개혁도 추진했다.

노동 유연성 강화, 단체협약체계 개편, 새로운 형태 정규직 신설, 직업훈련 강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하는 노동개혁 정책을 2012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했다.

그 결과 노동시장 경직 정도를 나타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고용보호법제지수(EPL Index)가 2010년까지 2.36 수준(OECD 평균 2.10)에서 2013년 1.96까지 떨어졌다.

또한, 전체 실업률과 청년 실업률도 2013년부터 지속해서 낮아졌다. 노동생산성도 꾸준히 증가하며 2018년 107.3으로 PIGS 국가 중 가장 높았다.

현재 코로나19로 스페인의 경제는 다시 내림세지만, 코로나 이후를 준비하는 우리 경제에 스페인은 좋은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경련 측은 강조했다.

현재 한국 정부의 부채가 빠르게 급증하고 있어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스페인이 과거 재정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본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현재 확장재정이 불가피하고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원이 한정된 만큼 재정 건전성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는 필수”라며 “스페인의 경험은 긴축재정과 구조개혁을 통해 빠르게 경제회복을 이뤄낸 실증적 사례인 만큼 우리의 포스트 코로나 경제정책에 적극적으로 참고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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