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한국 신용등급 '부정적' 전망 속사정

입력 2008-11-10 11:08 수정 2008-11-10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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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10일 한국의 국가신용 등급 전망을 기존의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불안감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세계 경기 둔화로 인해 부득이한 등급 조정이라는 입장으로 조기 진화에 나섰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은 현행(A+)대로 유지했다.

피치의 이번 전망 조정은 외환위기 직후와 지난 2003년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할 때 스탠더드앤푸어스(S&P)에서 조치한 이후 처음있는 일이라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는 이번 조치는 피치사가 세계 경제와 국제금융시장의 위기에 대한 시각을 부정적인 톤으로 전환하면서 BBB~A 등급인 17개 신흥 국가를 대상으로 동시에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대한 재검토한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정부에 따르면 피치사는 지난 4일 '글로벌 이코노믹 아웃룩'을 통해 미국, 유로, 일본, 영국 등 선진국 경기가 침체(recession)에 진입하면서, 브릭스 등 이머징 국가도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는 것.

또 선진국의 경기 둔화가 이머징 국가에 영향을 미친 결과를 평가해 17개국 중 불가리, 카자흐, 헝가리, 루마니아 등 4개국에 대해서는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고, 한국, 말레이시아, 멕시코, 남아공, 칠레, 헝가리, 러시아 등 7개국에 대한 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됐다는 것이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결과에서는 세계경기 둔화라는 것이 가장 크게 고려됐다"며 "피치사는 지난 7월16일과 10월21일 올해에만 두 차례 신용등급을 유지한 바 있으나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돼 많은 나라들 대상으로 이런 결과를 내놓았다"고 밝혔다.

또한 "피치사는 주로 재정건전성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등급을 부여할 때는 어느 한 나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비슷한 그룹을 같이 본다"며 "네거티브 바뀐다고 해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는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중국, 대만, 인도는 그대로 신용등급이 유지됐다. 특히 대외의존도가 높은 대만의 등급조정 하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최 국장은 "피치는 대반이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작다는 점을 근거로 했다"며 "우리나라는 중국 의존도가 높은 가운데 중국이 내년 7%대의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을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다른 신용평가사들은 10월에 등급이나 전망을 유지하고 특별한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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