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 국영전력회사(ESKOM)가 추진하는 1500억 원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에 국내 주요 ESS 업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ESS란 말 그대로 에너지를 저장하는 장치다. 태양광, 풍력 등 에너지 생성 조건이 한정적인 신재생에너지를 상용화하기 위한 필수 장비다.
9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ESKOM은 이런 내용이 담긴 입찰제안요청서(RFP)를 글로벌 ESS 업체들에 최근 발송했다.
이 사업은 케이프타운 북쪽에 80메가와트(MW) 규모의 ESS용 전력변환장치(PCS)와 320메가와트시(MWh) 규모의 NMC(니켈/망간/코발트) 리튬배터리를 구축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내년 2분기에 본격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예상 사업 규모는 1억3000만 달러(약 1500억 원)다. 세계은행(World Bank)과 아프리카개발은행(AfDB) 등이 자금을 댈 예정이다.
RFP는 삼성SDI, LG화학뿐만 아니라 두산중공업, 효성,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주요 ESS 업체와 관련 기관들에도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체 관계자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ESS 사업이 많이 줄었다"며 "오랜만에 나온 사업인 데다 규모도 상대적으로 커서 국내외 관련 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관련 기관이나 다른 업체들과 컨소시엄 구성하는 등 여러 방식으로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계약에 참여하게 되면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이 회사는 최근 2분기 실적 콘퍼런스 콜에서 "ESS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관련 시장을 예의주시하며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도 내년 2분기부터는 ESS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입찰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배터리 시장조사 업체 B3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글로벌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이 각각 33.8%, 24.6%를 차지했다. 둘이 합치면 60%에 가깝다.
그 뒤로 일본의 파나소닉, 중국의 BYD, CATL 등 순이지만 이들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10% 정도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