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증시, 미국 패닉 장세·코로나 백신 기대감 실종에 일제히 하락

입력 2020-09-09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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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증시, 기술주 폭락에 6개월 만에 패닉장 재현…주요 제약사 9곳 “백신 조기 승인 안해” 선언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 추이. 9일 종가 2만3032.54. 출처 마켓워치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 추이. 9일 종가 2만3032.54. 출처 마켓워치
9일 아시아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전날 미국증시가 폭락해 투자 심리가 얼어붙은 영향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출시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란 불안도 시장에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증시 닛케이225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04% 하락한 2만3032.54로, 토픽스지수는 0.96% 하락한 1605.40으로 장을 마쳤다.

중국증시 상하이종합지수는 1.86% 급락한 3254.63으로, 대만증시 가권지수는 0.43% 낮은 1만2608.58로 마감했다.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2만4468.93로 0.63% 떨어졌다.

싱가포르증시 ST지수는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5시 25분 현재 0.46% 내린 2493.20을, 인도증시 센섹스지수는 0.53% 낮은 3만8161.41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전날 뉴욕증시는 패닉장세를 보이며 속절없이 무너졌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25% 급락했고,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각각 2.78%와 4.11% 폭락했다. 다우지수는 전날까지 3거래일 연속 떨어지면서 총 14% 급락했다. 나스닥은 연일 4% 이상 폭락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도 낙관론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던 기술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애플은 신제품 공개 일정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6.7% 떨어졌다. 테슬라는 전 거래일 대비 21% 폭락한 330.21달러에 장을 마치며 2010년 증시 상장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테슬라의 기업가치는 하루 만에 820억 달러(약 94조4000억 원)가 증발하면서 3077억 달러로 주저앉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그동안 지나치게 팽창했던 낙관론이 빠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확산으로 IT 기업이 성장하긴 했지만, 성장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뛰었다는 것이다. 로버트 카넬 ING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리스크 오프(위험회피)가 시작됐다는 얘기가 많지만, 이는 과도한 긴장을 풀어내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하락장에서도 매수자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케리 크레이그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가는 “시장은 몇 달 동안의 기록적인 성장 속도를 영원히 유지할 수 없다”며 “최근 매각은 기술주에 대한 투자자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진행 중인 주요 제약사 9곳은 전날 공동 선언문을 내고 “백신의 안전성이 입증될 때까지 승인을 신청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모더나, 화이자, 바이오엔테크, 존슨앤드존슨(J&J), 노바백스, 사노피, 머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은 “대규모 임상 시험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입증된 경우에만 승인 신청을 내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서 정치적인 이유로 백신 출시를 앞당기려 한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과 연관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7일 노동절 유세에서 “우리는 빨리 백신을 가질 것”이라며 “매우 특별한 날짜(미국 대통령 선거일) 이전이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 옥스퍼드대와 공동 진행 중인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3상을 일시 중단한다고 밝혀 안전성 우려를 키웠다. 대변인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는 영국에서 3상 임상 참가자 중 한 명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작용을 보여 전 세계 임상을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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