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장마와 태풍으로 시름에 빠진 농가를 돕고, 시세가 급등한 과일을 안정적인 가격에 공급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팔을 걷고 나섰다.
10일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배(원황·상품·15kg 기준)의 8일자 도매시세는 4만6160원으로 전년보다 44.3%, 평년보다도 27.7% 올랐다. 사과(홍로·상품·10kg 기준) 역시 8일자 도매시세는 6만6940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1% 올랐고, 평년 대비해서도 약 56.8% 크게 상승한 상황이다.
긴 장마와 태풍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이유가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가 발표한 8월 사과와 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15.3% 줄었다. 여기에 부족한 일조량과 장기간 강우 영향에 과실 크기가 작고, 낙과 피해까지 발생해 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실의에 빠진 농가를 돕고 가격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유통업계가 나섰다.
이마트는 모양이 고르지 않거나 작은 흠집이 있어 ‘못난이’로 불리는 사과(300t)와 배(60t)를 저렴하게 판다. 이 과일들을 모양만 다를뿐 사과 13브릭스(brix), 배 11브릭스 이상으로 맛은 일반 상품과 동일하다. 가격은 사과의 경우 햇사과보다 약 25% 저렴하고, 알뜰배는 햇배의 절반 수준이다.
이마트는 이달 초 최상품부터 못난이까지 수확 물량 전체를 한꺼번에 사들이는 ‘풀세트 매입’으로 사과를 확보했고, 알뜰 배는 담당 바이어가 20곳의 농가를 직접 방문해 수확 현장에서 직접 사들였다. 이마트 이명근 신선담당은 “올해 초부터 이어진 기상 악화로 농산물 수급에 비상인 상황에서 보조개 사과와 알뜰 배 판매를 적극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세븐일레븐도 6월 경남 지역에 갑작스럽게 내린 우박으로 농작물 피해를 입은 과수 농가를 돕기 위해 ‘우박 맞은 사과’를 출시했다. 우박 피해로 겉 표면에 경미한 흡집이 있지만 맛과 크기 등 품질에는 하자가 없다. 14브릭스 이상의 고당도 사과만을 엄선한 이 상품은 2kg에 4900원으로 일반 시중가 대비 40%가량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11일부터 30일까지 학교급식 중단으로 피해를 입은 친환경(유기농·무농약) 농산물 생산 농가를 위한 ‘함께해요, 착한 소비’ 할인 행사를 연다. 행사에서는 친환경 인증(유기농·무농약)을 받은 농산물 6종(감자·당근·양파·밤고구마·배·샤인머스캣)을 20% 할인 판매한다. 판매 물량은 약 10톤 규모다.
쿠팡 역시 판로를 잃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 농가를 위해 27일까지 ‘A팜 마켓 기획전’을 실시한다. 전국 47개 지역 농산물 업체의 160여개 우수 농특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대표 상품은 껍질째 먹는 유기농 생알로에부터 무농약 돌배, 생표고버섯, 숙성 벌꿀 등이다.
NS홈쇼핑은 우수 농식품 홍보 및 판로확대를 위해 11일 오전 10시 25분부터 오후 1시 40분까지 195분간 ‘2020온라인경북농식품산업대전’ 특별 생방송을 진행한다. GS프리세몰도 네이버 쇼핑 푸드윈도 내 명예의 전당에 오른 우수 농·수·축가 생산자들의 산지 직송 상품을 확대 취급해 농가 살리기에 나선다. 직매입 방식으로 판매해 당일배송과 새벽배송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