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시련의 계절…디플레 우려 고조·유로화도 상승 추세

입력 2020-09-11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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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 8월 물가 상승률, 4년 3개월 만에 마이너스…달러화 대비 유로화 가치 5월 이후 10% 올라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EPA연합뉴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10일(현지시간) 통화정책회의 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EPA연합뉴스
유럽중앙은행(ECB)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련의 계절을 맞고 있다. 디플레이션 우려에 ECB는 금리 동결 등 금융 완화 정책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소폭 상향 조정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열린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제로(0)%로 동결하기로 했다.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마이너스(-) 0.50%와 0.25%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또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한 1조3500억 유로(약 1900조 원) 규모의 팬데믹 긴급매입 프로그램(PEPP)을 원안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월 200억 유로 규모의 순자산매입프로그램(APP)도 계속 진행한다. ECB는 연말까지 추가로 1200억 유로를 매입하겠다는 방침도 바꾸지 않았다. ECB는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8.7%에서 -8%로 상향 조정하고 물가 상승률을 0.3%로 전망했다.

다만 경기 회복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유로화가 상승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요가 가파르게 감소하자 시장에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약해졌다. 8월 유로존의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0.2%를 기록하며 4년 3개월 만의 디플레이션을 나타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유로화의 가치는 5월 이후 약 10%나 상승하는 등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는 점도 문제다. 통화 강세는 경제 회복의 원동력인 수출을 냉각시켜 물가 상승을 방해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미국의 금융완화 정책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분석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ECB 이사회는 유로화 절상 문제를 논의했지만, 환율의 큰 변동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유로존 내 내수는 낮은 수준에서 상당한 회복을 보였다”며 “앞으로 유로화 강세 현상을 주의 깊게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또 “코로나19 재확산이 유로존의 경제 반등에 역풍이 되고 있다”며 “회복 전망이 불확실성에 쌓여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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