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뮬란 보도 금지 지침 내려”…악재 끊이지 않는 뮬란

입력 2020-09-1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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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개봉연기·신장 위구르 자치구 촬영 논란에 이어 보도 금지 지침까지…개봉 성적은 ‘청신호’

▲중국 베이징에서 11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 영화 ‘뮬란’의 홍보 영상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베이징에서 11일(현지시간) 월트디즈니 영화 ‘뮬란’의 홍보 영상 앞을 한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베이징/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월트디즈니의 신작 ‘뮬란’에 대한 보도를 금지했다고 10일(현지시간)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디즈니의 야심작이었던 뮬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신장위구르자치구 촬영 등 연이은 악재에 직면하게 됐다.

익명의 관계자 4명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현지 주요 언론매체에 “뮬란의 개봉을 보도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보도 금지 지침이 내려온 것이 사실이라면 홍보 전략에 큰 타격이 가해진다. 이날 현지 개봉한 뮬란은 중국을 배경으로 한 원작의 인기에 더해 중국의 유명 배우인 공리와 유역비를 앞세운 디즈니의 야심작으로 꼽혔다. 디즈니는 뮬란의 제작에 2억 달러(약 2374억 원)를 투자했다.

보도 금지 지침에는 별다른 이유가 설명돼있지 않았지만, 관계자들은 중국 당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를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것이라고 전했다. 뮬란의 엔딩크레딧에는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투루판 공화국에 감사를 표한다’는 문구가 나온다. 신장위구르자치구는 중국이 이 지역의 소수민족을 강제로 수용소에 억류해 ‘재교육’이라는 명목으로 강제 노동과 인권 탄압을 자행하고 있는 곳으로 지목된다. 중국 소수민족 정책 전문가인 아드리안 젠즈는 중국 정부가 2013년부터 수용소를 운영하며 100만 명에 달하는 위구르인을 억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뮬란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홍콩 우산 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은 “뮬란을 보는 것은 위구르인 강제 수용을 공모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맹비난했다. 미국 언론은 일제히 해당 논란을 보도하며 “다른 많은 곳을 놔두고 신장에서 촬영해 반인륜적인 중국의 범죄를 정당화하는 데 이바지했다”고 지적했다.

뮬란의 악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뮬란은 당초 올해 3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이 문을 닫으면서 기한 없이 일정이 연기됐다. 결국 디즈니는 고육지책으로 미국과 캐나다, 서유럽에서는 자사의 스트리밍 서비스인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개봉하기로 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8월에는 주인공 뮬란 역을 맡은 배우 유역비가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에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며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위대를 비난하는 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당시 그녀는 “나를 쳐도 된다”며 “홍콩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비판했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영화 팬들은 ‘보이콧뮬란(#BoycottMulan)’ 해시태그를 적으며 불매 운동을 벌였다.

그러나 뮬란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와 대만 등에서는 성공적인 개봉 성적을 보였다. 대만에서 4일 개봉한 뮬란은 주말에만 590만 달러(약 70억 원)의 수입을 올렸고, 싱가포르에선 올해 개봉한 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성적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도 이날 오후 기준으로 977만 위안(약 17억 원)어치의 티켓이 팔리며 중국 관객들의 기대감을 반영했다.

크리스틴 맥카시 월트디즈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뮬란의 논란에 대해 “영화 제작을 허락한 국가나 정부에 감사함을 밝히는 것은 관행”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뮬란은 주로 뉴질랜드에서 촬영됐고 중국 내 20여 곳에서 풍경을 촬영했다”며 “크레딧에 뉴질랜드와 중국 중앙정부, 지방정부를 모두 넣었다”고 설명했다. 맥카시 CFO는 또 “중국 외 다른 지역에서 기록한 개봉 성적에 매우 만족한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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