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매각을 위한 산업은행과 한화그룹 간의 양해각서(MOU)가 11일 체결 예정인 가운데 대우조선 노조가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지 않으면 실사를 전면 저지하겠다고 나서 귀추가 주목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산은과 한화그룹은 이 날 MOU를 체결하고, 대우조선에 대한 정밀실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 노조가 산은 측에 노조 요구안을 먼저 수용해주지 않으면 실사를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대우조선 노조 유영남 정책기획실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노조 집행부는 산은과의 면담을 통해 노조의 요구안이 MOU 체결 이전에 관철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했다"고 말했다.
유 실장은 "산은에서 노조 입장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감안하겠다는 뜻은 밝혔지만 아직 구체적 답변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에 따라 11일 오후 2시 산은 측과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 유 실장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5번째 미팅"이라며 "오후 미팅을 거치고 나면 노조의 향후 입장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미 대우조선 노조는 지난 10일 발행된 노조 소식지를 통해 노조의 의견이 관철되지 않으면 서울 사무소를 비롯해 옥포조선소에 노조 인력을 배치, 정밀실사단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산은과 노조의 의견 조율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 실장도 "산은과 대화와 타협을 통해 대우조선 매각에 대한 노조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면서도 "노조의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실사 저지 등 강력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이와 함께 지난 달 말 산은에 ▲고용보장 ▲종업원 보상(위로금 형태의 성과급 지급) ▲회사발전 사항 ▲기타 매각 관련 사항 등의 내용을 담은 노조 요구안을 제출한 바 있다.
유 실장은 "이 부분은 MOU 체결이후 논의될 사항을 미리 전달한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 산은과 한화그룹 양측이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MOU 체결시 입찰금액의 5%를 이행보증금으로 내야하며, MOU 체결 이후에 대우조선에 대한 현장 정밀 실사에 들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