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이 교육 당국의 대학별고사 시행 방침에 대해 일부 수정을 요구하는 ‘건의문’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보내기로 하는 등 사실상 ‘보이콧’에 나섰다. 입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전국대학입학처장협의회(이하 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전국 198개 대학을 대상으로 ‘자가격리자 시험응시 여부’, ‘면접방식’ 등 9개 항목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비 대학별고사 방식에 대한 비공개 설문 조사를 진행했으며, 결과를 반영한 건의문을 교육 당국에 전달할 예정이다.
앞서 교육부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대학별전형 방역관리 안내'에 기초해 대학별로 여건에 따라 자체 방역 관리대책을 수립해 시행할 것을 권고했다. 확진자는 대학별고사 응시가 제한되고 자가격리자는 교육부가 권역별로 마련한 시험장에서 전형을 치르도록 했다.
그러나 대학들은 평가 공정성 확보와 인력 파견 등 문제로 권역별 시험 방안에 난색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자가격리 수험생을 위한 교육부의 권역별 대학별 고사 방침이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협의회는 이번 설문을 통해 △자가격리자 시험자격 부여 여부 △면접 방식(대면 또는 비대면) △실기 시험장소(개방형 운동장 또는 체육관) △시행방식의 중요도 순서(1.5m 거리두기 또는 시간별 수험생 분산 또는 유증상자의 동선분리) △각 학교의 방역가이드(방역복 착용 또는 비말 차단 고글사용) △대학 내 학부모 출입통제 방식(교내 출입 미허용 또는 허용) 등을 조사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방역 관련 내용을 각 대학이 어떻게 준비하고 진행하고 있고 대책을 세울 때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공유하는 차원에서 해당 설문조사를 진행했다”면서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한 회의 결과를 종합해 대교협에 조만간 건의문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학들이 그동안 자가격리자의 권역별 시험에 반대 입장을 보였던 만큼 자가격리자 시험 자격 부여에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교육부는 자가격리 수험생은 별도의 권역별 시험장에서 대학별 고사를 치르는 방안을 고수하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학별고사 세부 운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라며 “전형 기간에 자가격리된 수험생이 어느 대학 어느 모집단위에 지원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방역 당국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