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역습] 영국·프랑스 '2050년 넷제로' 명문화…한국도 속도 안 내면 큰 피해

입력 2020-09-1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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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탄소배출량 세계 상위권…석탄ㆍ가스발전 건설 '진행형'

한국만 뒷걸음…여전히 석탄·가스 발전소 짓고 있어
탄소 배출 전 세계의 문제...따라가지 못하면 손해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의 주요 내용 비교.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까지 제한하는 데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투데이 DB)
▲교토의정서와 파리협정의 주요 내용 비교. 2015년 12월 체결된 파리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과 비교해 1.5도까지 제한하는 데 노력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투데이 DB)

“한국도 온실가스 감축에 속도를 내지 않으면 세계무역시장에서 손해 볼 수 있다.”(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가기후환경회의 저감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이 의원은 범세계적 탄소 감축 움직임에 한국도 빨리 따라가야 한다고 경고한다.

실제 유럽 주요 국가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이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가 발표한 “2050년까지 탄소배출 0%를 실천하지 않으면 큰일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바탕으로 탄소 감축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영국은 세계 주요 7개국 중 처음으로 ‘2050 넷-제로(net-zero·배출량 0)’를 목표로 한 법제화를 완료했다. 이어 프랑스, 스웨덴, 덴마크, 뉴질랜드, 헝가리도 같은 내용의 법을 만들었다. 이 외에 핀란드, 오스트리아, 아이슬란드, 독일, 스위스 등은 정부 차원에서 관련 정책을 세웠다.

일본은 IPCC 보고서 내용을 정책에 늘 반영한다. 지난해 열린 도쿄 세계도시정상회의에서는 전 세계 기온 상승을 1.5℃로 억제하자는 IPCC의 ‘1.5℃ 특별보고서’에 동참하겠다고 밝혔고 이후 ‘2050년 넷-제로 도쿄 전략’도 수립했다. 미국도 ‘넷-제로 실천을 위해 연 2조 달러 투자’를 공약으로 내세운 조 바이든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당선되면 탄소 감축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세계 주요 기업들도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분위기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볼보 등 글로벌 공룡 기업들은 ‘2030~204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선언했다.

글로벌 TOP 기업들이 넷-제로 실천에 적극적인 것은 단순히 사회공헌 차원을 넘어 기후변화가 생존과 직결된 문제라는 점을 공감하고 있어서다.

환경학자 솔로몬 시앙, 마셜버크, 에드워드 미구엘의 연구에 따르면, 탄소배출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2100년까지 1인당 GDP가 50% 이상 감소할 확률은 12%다. 세계은행도 2018년 “탄소 배출량이 현 추세로 유지되면 8억 명의 생활 수준이 심각해지며 10년 안에 1억 명이 기후변화로 극심한 빈곤에 시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한국은 탄소배출량은 세계 상위권이지만 감축 노력은 세계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탄소 감축 목표는 국제 기준의 50% 수준이며 석탄, 가스발전소 건설은 계속 이뤄지고 있다.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친환경적 재생에너지원 사용하겠다고 선언하는 캠페인인 RE100(Renewable Energy 100%)에 가입한 기업도 LG화학뿐이다.

김해동 계명대 지구환경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전문가들과 스터디하며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하고 실질적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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