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판매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는 가운데 중고차 시세가 어느 때보다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통상 중고차매매시장은 11월에 가격이 가장 많이 떨어진다. 그 이유는 중고차가격 결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연식이 11월에 바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에는 연식이 바뀌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더불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을 돌파하는 등 고유가와 물가상승, 그리고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예년에 비해 큰 폭의 하락을 보이고 있다.
11일 중고차 정보제공 사이트 카즈에 따르면 경차를 제외한 전차종의 연간 중고차 가격 하락 폭이 예년에 비해 두배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동일모델의 연말 중고차 거래가격과 연초 거래가격은 평균 10% 전후로 발생하는데 반해 올해는 그 2배가 넘는 20% 이상 하락했다.
그 중에서도 SUV는 25% 이상 하락했다.
일례로 인기 SUV모델인 현대 투싼 2005년식은 올해 1월에는 1480-1780만원대에서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1050-1300만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반면 경차는 올 초와 연말의 가격 차이가 불과 30만원에 불과해 대조를 이뤘다.
이렇게 SUV 및 RV의 가격변동성이 크게 나타난 이유에 대해 카즈의 박성진 마케팅담당은 "롤러코스터처럼 급변했던 경유가격과 경기불황에 대한 소비심리,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연말 재고를 줄이기 위한 강도 높은 프로모션이 연식 변화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을 자극해 예년에 비해 등락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안산 라성매매단지에서 수년째 중고차 매매업을 하고 있는 임윤자 씨는 "올해 중고차가격이 너무 많이 떨어져 더 이상 떨어지기는 힘들 것"이라며 "그동안 경유차는 손해를 보더라도 빨리 처분하려고 했지만, 이제는 경유가격도 꾸준히 내려가고 있고 제값 주고 팔겠다는 사람들이 늘어 당분간은 현재 시세를 바닥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