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전날 밤 홈페이지에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를 청산하기로 결정했다”며 “조만간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에 법인 해산 및 청산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가 소수 민간 대기업의 대규모 M&A 여파로 커진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안방보험 경영권을 접수한 2018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역사 속으로 완전히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이미 안방보험의 주요 자산 대부분은 사실상 국유화된 상태다. 안방보험과 그 계열사들의 자산을 인수할 다자(大家)보험그룹이 지난해 7월 중국 대형 국영기업들의 출자로 신설됐다. 은보감회는 올해 2월 “다자보험그룹의 경영이 궤도에 올랐다”며 “안방보험에 대한 위탁경영을 정식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덩샤오핑의 외손녀 사위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2004년 안방보험을 설립했다. 이후 안방보험은 공격적인 M&A로 중국을 대표하는 민간 금융기업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동양생명과 옛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등 전 세계 금융사를 인수한 것은 물론 미국 뉴욕의 JW메리어트에식스하우스와 월도프아스토리아 등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를 사냥했다.
그러나 우샤오후이 전 회장이 부패 혐의로 2017년 당국에 전격적으로 체포되면서 안방보험의 몰락은 기정사실화했다. 중국 법원은 그다음 해 우 전 회장에게 자금 불법 모집과 사기,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18년형을 선고했으며 105억 위안(약 1조8300억 원)에 달하는 우 전 회장 재산도 몰수했다.
중국 금융당국은 안방보험 사태 이후 맹목적인 M&A에 따른 금융 리스크 억제를 위해 금융지주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