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복권이 2조6208억 원 치 팔려 지난해 상반기(2조3580억 원)보다 1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증가율은 2012년(17.7%) 이후 8년 만에 최대다.
상반기 복권 판매량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기불황으로 판매가 늘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나 정부는 경기 불황과 복권 판매량 간의 상관관계는 없다는 입장이다.
16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총 판매액은 2조6208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1.1% 증가했다. 이는 복권위원회가 상반기 기준 복권 사업 실적을 공개한 2005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고 상반기 기준 증가율은 지난 2012년(17.7%) 이후 최고다.
일반적으로 복권은 경기가 불황일수록 잘 팔린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에 따른 불황으로 '일확천금'에 눈길을 돌린 사람이 더 늘어났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복권 판매가 2004년부터 2010년까지 제자리걸음을 하다 이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2010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우리 경제를 본격적으로 강타한 직후다. 이후 최근 몇 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둔화하는 장기 침체국면에 진입했다. 장기 불황과 복권 판매 증가가 절묘하게 맞아떨어진 셈이다.
하지만 복권위는 "경제 규모가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복권 판매량도 함께 늘었다"며 "경기 불황과 복권 판매량 사이 뚜렷한 상관관계는 찾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 연금복권 상품 개편에 따라 당첨금이 늘어 구매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판매량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는 설명이다.
정대희 KDI 연구위원은 "복권방에 가보면 건설업 일용직 등 노동자들이 외지에 사다 보니 복권을 많이 사는 것 같다"면서도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회 분위기도 복권 판매량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품별로 보면 로또 판매액이 약 2조3082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인쇄식 복권이 1863억 원, 결합식 연금복권이 855억 원, 전자식 복권이 408억 원 순이었다.
특히 연금복권 판매액은 전년 동기(508억 원)보다 68.2% 급증하면서 상반기 기준으로 2012년(1313억 원) 이후 8년 만에 가장 많았다.
이는 연금복권의 1등 당첨금이 올해 들어 출시 9년 만에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기재부는 올해 4월 30일 세전 기준 월 당첨금을 500만 원에서 700만 원으로 올린 '연금복권 720+'를 출시했다.
연금복권 720+는 기존 연금복권520과 비교해 장당 구매가격(1000원)은 같으면서도 당첨금은 많아진 것이 특징이다. 종전까지 1억 원의 일시금을 지급하던 2등 당첨자에게 10년간 매월 100만 원의 연금을 지급하기로 하고 보너스 추첨 제도를 새로 도입하는 등 연금 당첨자도 확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