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도 못 쓰는데…" 맞벌이 절반, 돌봄 공백에 퇴사 고민

입력 2020-09-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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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로 늘어난 가족돌봄휴가 '그림의 떡'

(이투데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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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휴원‧휴교반복하지만 80%가 "회사 눈치 보여 못 쓴다"
장철민 의원 "인센티브 지원 등 직장인 일‧가정 양립 유도해야"

#어린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인 이 모(35세)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어린이집 휴원이 계속되면서 자녀 돌봄 공백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할 수 없이 두 자녀를 긴급돌봄을 이용해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지만 아이들이 자칫 코로나19 감염에 노출되지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주위에선 최근 휴가일이 10일에서 20일로 연장된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라고 권하고 있지만 이 씨는 한숨만 내쉬었다. 눈치가 보여서 있는 연차도 못 쓰는 마당에 가족돌봄휴가는 ‘언감생심’이라는 것이다. 이 씨는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 돌봄 공백을 버틸 수 없어 퇴사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자녀돌봄 공백을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올해 신설된 가족돌봄휴가(무급휴가)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씨처럼 가족돌봄휴가 사용에 엄두를 내지 못하는 맞벌이 가정이 적지 않다.

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부터 7일까지 초등학교 이하 자녀를 둔 맞벌이 직장인 283명 등을 대상으로 진행한 코로나19 관련 자녀돌봄 설문조사 결과에서 잘 드러난다.

장 의원에 따르면 맞벌이 응답자 중 연차사용이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이 196명(69%)이었고,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응답한 사람은 238명(84%)으로 조사됐다. 맞벌이 응답자 절반 이상이 코로나19에 자녀돌봄 공백이 있음에도 가족돌봄휴가는커녕 연차 조차 못 쓰는 셈이다. 연차 또는 가족돌봄휴가 사용이 저조한 것은 회사 내 눈치가 보여서 휴가 사용이 어렵다는 게 장 의원의 설명이다.

이런 결과는 코로나19 확산으로 휴원·휴교가 이뤄진 올해 3월부터 사업주와 근로자에 대한 가족돌봄휴가 적극 사용 홍보와 가족돌봄휴기비(최장 10일x5만 원) 지원, 사업주의 가족돌봄휴가 불승인 등 피해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한 익명신고센터 운영에 나서고 있는 정부의 노력에 비해 맞벌이 직장인의 가족돌봄휴가 사용 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한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9년 10월 기준 6세 이하 자녀가 있는 유배우 가구는 193만 2000가구로 이중 가족돌봄휴가비용을 지원받은 노동자가 11만8891명(지난달 28일 기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코로나19에 따른 돌봄공백에 맞벌이 직장인 절반 정도가 퇴사까지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다. 맞벌이 응답자 중 51%가 ‘돌봄 공백을 못 버티고 퇴사·휴업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제로 맞벌이 직장인인 김 모(36세) 씨는 “연차나 가족돌봄휴가를 사용하더라도 이는 한시적일 뿐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라 휴원이 반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때는 답이 없을 것 같다. 뚜렷한 대안이 없다면 퇴사를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의원은 “우선적으로는 코로나19 등으로 긴급히 돌봄이 필요할 경우 연차나 휴가가 가능한 직장 내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강화하고 인센티브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설문 조사에서 돌봄공백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맞벌이 직장인 중 41%(115명)가 재택근무 또는 유연근무를 지원해달라고 응답한 만큼 정부가 시차출퇴근제나 재택근무와 같은 다양한 유연근무제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맞벌이 부모들이 일과 돌봄을 둘 다 놓치지 않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특히 가족돌봄을 위해 근로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업무 시작 및 종료 시간도 조정할 수 있는 방향으로 시차출퇴근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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