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연준, 2023년까지 제로금리 유지 시사…‘포워드 가이던스’ 도입

입력 2020-09-17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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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0.00~0.25% 기준금리 동결
제로금리 해제 조건 3가지 제시
파월 "추가 재정 지출 필요" 거듭 강조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욕/AP뉴시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뉴욕/AP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적어도 3년 동안은 제로 부근의 금리를 유지할 방침을 시사했다. 아울러 성명문에 제로금리 해제 조건을 명시하면서, 저금리 정책을 시장에 확약하는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했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내놓은 성명에서 현 0.00~0.25%인 기준금리를 동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준은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증폭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기존 1.00~1.25%에서 1%포인트 전격 인하한 뒤 계속해서 동결해왔는데, 이후 4번째 열린 이번 FOMC 회의에서도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연준 위원 17명 중 13명, 2023년까지 금리 유지 전망

아울러 코로나19 대유행에서 미국 경제 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3년 동안은 제로금리 기조를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연준은 이날 향후 금리 전망을 보여주는 지표인 점도표(dot plot)를 공개했는데, 여기에서 2023년까지 제로금리가 유지될 것이라는 방침이 간접적으로 나타났다.

점도표에 나타난 2023년까지 금리 중간값은 0.1%였다. 소수의 위원이 2022년이나 2023년에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지만, 이때까지 금리를 올리지 말아야 한다는 견해가 우위를 점했다. 투표권이 없는 FOMC 위원들을 비롯한 17명의 위원 모두가 내년까지 현행 금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2022년까지 제로 금리 유지 의견을 낸 사람은 16명, 2023년까지 유지 의견을 제시한 사람은 13명이었다.

코로나19 국면에서 포워드 가이던스 첫 도입

또한 연준은 성명문에 제로금리를 해제하는 조건을 3가지 포함하면서, 포워드 가이던스를 이번 코로나19 국면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포워드 가이던스는 금융정책의 방침을 수치로 제시, 장기적인 저금리 정책을 시장에 확약하는 것이다. 연준은 △ FOMC의 최대고용 평가와 부합하는 수준까지 노동시장 조건이 회복하고 △ 물가가 2%까지 오르며 △ 물가상승률이 일정 기간 2%를 완만하게 상회하는 궤도에 도달할 때까지 현행 금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앞서 2015년 말 제로금리를 해제했을 때의 물가상승률은 0.4% 수준에 그쳤다. 즉 그동안 연준은 2%에 도달하기 이전에 예방적으로 금리 인상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성명문에 금리 인상의 조건을 명시하면, 저금리 정책이 오래 지속될 것이라고 강력하게 판단할 수 있으므로 투자자나 기업가의 자금 조달이 쉬워진다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평가했다.

새 정책 틀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반영'

또한 이번 성명에는 새로 정한 장기적인 정책 틀인 ‘평균물가안정 목표제’가 반영됐다. 통화정책 목표를 기존 ‘최대 고용과 조화로운 2% 물가 목표 달성’에서 ‘최대 고용과 장기간에 걸친 2% 물가 달성’으로 수정한 것이다. 이 새로운 정책 지침은 물가가 계속해서 2% 목표치를 밑도는 경우 일정 기간 2%가 넘는 것을 허용하게 돼 있다. 물가가 단기간 2%를 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 긴축을 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열린 연례 잭슨홀 경제 심포지엄에서 이러한 통화정책 체제를 공식화한 바 있다.

아울러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향후 몇 달 동안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의 보유를 최소한 현재 속도로 늘리겠다고 밝혀 양적완화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 또한 재확인했다.

연준의 이러한 기조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기회복이 진행되고 있으나 그 속도는 느릴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확장적 통화정책뿐만 아니라 추가적인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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