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페이' 출입인증 첫날…사업주는 반색ㆍ방문자는 갸우뚱

입력 2020-09-18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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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부터 제로페이 QR코드로 사업장 출입인증을 할 수 있다. 수기 출입명부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 (홍인석 기자 mystic@)
▲18일부터 제로페이 QR코드로 사업장 출입인증을 할 수 있다. 수기 출입명부와 달리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없다. (홍인석 기자 mystic@)

"따로 뭘 설치할 필요 없다니까 그게 편하죠."

'제로페이'를 활용한 출입 인증이 시작된 18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사업주인 김모(67) 씨는 제로페이 QR코드를 가리키며 한시름 놓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날부터 방문자가 제로페이 QR코드를 직접 스캔하면 출입인증을 할 수 있게 되면서다. 스마트기기 활용도 익숙치 않고 별도의 스마트기기를 설치할 여력이 없어 그동안 수기 출입명부만 갖췄던 김 씨는 제로페이를 활용한 방법에 반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식당이나 카페 등 매장에서는 스마트폰을 통한 QR코드 인증과 출입명부 수기 작성 방식을 함께 사용해왔다. 하지만 일부 사업장은 여건이 안 돼 수기 출입명부만을 갖췄다. 하지만 개인정보를 누구나 볼 수 있고 관리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고(본보 9월 2일 보도), 서울시는 대책으로 제로페이 QR코드를 활용해 출입인증 시스템을 내놨다.

새로운 출입인증은 사업주 입장에서 유용한 점이 많다. 제로페이 QR코드만 마련했다면 사업주는 별도의 스마트기기와 전자출입명부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방문자 출입인증을 할 수 있고 개인정보 관리 부담도 덜 수 있다. 특히 제로페이 가맹점이 서울에만 26만 여 곳, 전국적으로는 62만 여 곳에 달해 출입인증을 위해 추가적인 절차를 밟지 않아도 된다.

방문자도 마찬가지다. 수기 출입명부 작성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덜수 있고 카카오톡이나 네이버 앱으로 QR코드를 생성해 카메라에 갖다 댈 필요도 없어졌다. 종종 인식이 잘되지 않아 불편을 겪었지만 제로페이 QR코드는 자신의 카메라로 촬영하면 돼 인증이 더 간단하다.

편리하다는 점에는 논쟁의 여지가 없지만 방문자들이 선호할지는 미지수다. 제로페이 이용률 자체가 낮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12월 기준 제로페이 누적 결제액은 510억 원이다. 지난해 목표 결제액은 8조5300억 원지만 실제 누적결제액은 1%도 못 미쳤다.

이날 거리에서 만난 직장인 김규훈(38) 씨는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하면서도 "제로페이를 사용하지 않아 해당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또 "굳이 출입을 위해 제로페이 앱을 내려받을 것 같다"며 "기존 방식을 고수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제로페이 QR코드를 활용한 방식을 모르는 사람도 적지 않다. 직장인 최주현(33) 씨는 "이런 방법이 있는지 처음 알았다"며 "세상에 이상한 일이 많이 일어나다 보니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서울시는 제로페이에 참여하는 매장을 중심으로 홍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제로페이에 참여하는 업체는 총 38개인데 이 중 14개 업체가 우선으로 참여한다"며 "이 업체들을 이용하는 시민의 수가 1700만 명이고 이들에게 새로운 출입인증을 홍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포털사이트와 은행에도 참가를 독려해 38개 업체가 전부 참여할 수 있도록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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