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한 포기에 1만 원 넘어 '金추' 됐다...추석밥상물가 '빨간불'

입력 2020-09-21 15:48 수정 2020-09-21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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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수용품을 마련하려는 주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역대 최장 기간 장마와 계속된 태풍 등의 영향으로 농산물과 축산물 가격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뛰어서다.

특히 배추는 소매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기면서 말 그대로 '金추'가 됐다. 21일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배추(고랭지) 1포기 소매 가격은 1만1600원을 기록해 1년 전(5485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긴 장마와 태풍으로 배추 산지 피해가 커지면서 생산량은 줄고 가격이 가파르게 오른 것이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고랭지 배추는 평당 생산수율이 30% 이상 감소해 평당 수확량이 평년에 9포기였던 데 비해 올해는 5~6포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롯데마트는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산지 발굴에 나서 대관령 인근 해발 1100m의 고랭지 채소단지인 '안반데기'에서 배추 70톤을 확보했다. 롯데마트는 27일까지 전점에서 ‘안반데기’ 배추를 시세보다 30% 저렴한 포기당 7980원에 판매한다.

서울에서 소고기 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그나마 팔던 음식도 할인해서 팔고 있는데, 밑반찬으로 나가는 배춧값이 너무 올라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했다.

청과 역시 장마 영향으로 생산량과 출하량이 모두 감소해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 추석 선물세트나 제수용품을 장만하는 소비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홍로, 10개 기준) 소매 가격은 18일 기준 3만37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만2329원)보다 34.5% 증가한 수치다.

포도 가격도 올랐다. 포도(거봉, 2㎏) 가격은 전년(1만3772원)보다 33.8% 오른 1만8440원을 기록했다. 병해충 발생과 낙과 발생 등이 출하량 감소로 이어졌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작황 부진과 재배 면적 감소 등으로 가격이 강세였던 2019년산 사과ㆍ배에 이어, 현재 출하 중인 올해 사과와 배도 냉해 피해 영향으로 성수기(추석) 가격 강세가 예상된다"며 "다만 추석절 수요(사과 11만 톤, 배 11만5000톤) 대비 사과는 4.5배(49만1000톤), 배는 1.4배(16만1000톤) 생산이 예상돼 명절 수급에 차질은 없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수용 과일 중에선 배 가격만 하락했다. 배(신고, 10개 기준) 소매 가격은 전년(3만5226원)보다 소폭 떨어진 3만4384원을 기록했다. 생산량은 전년보다 줄었으나 지난해 생산된 저장배 출하량이 늘어난 점이 전반적인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구이와 탕, 국, 산적, 불고기, 전골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이는 쇠고기 가격도 부위별로 전년 대비 크게 올랐다. 21일 기준 100g 당 가격은 △한우등심 1만128원 △한우설도 4912원 △한우양지 6200원 △한우안심 1만2931원을 기록했다. 부위별로 전년과 비교하면 적게는 8%에서 크게는 17%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외에 양배추와 시금치 등 채소와 파(대파ㆍ쪽파), 고춧가루 등 가격도 전년 대비 일제히 올랐다.

한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청과의 경우 시세 변동에 따라 (가격) 변화가 커 가격 결정 시점이 미뤄져 있다"며 "다만 정육의 경우 선물세트에 원가 인상이 반영돼 가격 변화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10년간 추석 성수품 가격을 분석해 올해 구매 적기를 발표했다. aT에 따르면 채소류는 수요가 집중되는 추석 1~2일 전을 피해 추석 3~5일 전에, 소고기는 선물세트 수요가 감소해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추석 4일 전~당일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과일은 제수용 수요가 많은 시기인 추석 5일 전~당일을 피해 추석 6~8일 전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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