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어넷 마켓리더스]리세션보다 거슬리는 엔화 강세

입력 2008-11-12 09:08 수정 2008-11-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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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코스피시장이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와 더불어 3거래일만에 약세로 돌아섰습니다.

앞서 열린 뉴욕증시(10일)는 중국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과 연준의 AIG 구제금융 확대에 힘입어 급등출발했으나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서킷시티의 파산보호 신청과 GM의 유동성 악재가 경기후퇴를 상기시키며 약세로 반전, 전강후약 마감했습니다.

1130선에서 하락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장중 한때 1114포인트까지 밀리는 등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등락을 거듭한 끝에 전일대비 23.73p(2.06%) 내린 1128.73p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외국인이 986억원 순매도를 기록하며 하루만에 `팔자'로 돌아섰고 개인도 348억원 매도우위로 대응했습니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수를 중심으로 1489억원어치를 순매수했습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2312억원) 위주로 2148억원 순매수를 나타냈습니다.

다시 불거진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아시아증시들이 줄줄이 하락했습니다.

중국정부가 지나치게 규모만 부풀린 경기부양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1.66% 하락세로 마감했고, 일본 닛케이(-3.00%), 대만 가권(-2.15%), 홍콩 항셍(-4.77%), 싱가포르(-4.14%), 인도(-6.61%) 등 아시아증시들이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리세션 우려..경기민감株 약세

대부분 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경기후퇴 우려가 다시 불거지자 경기변동에 민감한 해운, 조선, 철강, IT주들의 약세가 두드러졌습니다.

현대중공업(-7.82%)과 두산중공업(-6.80%), POSCO(-4.41%), 한진해운(하한가) 등 중국 경기부양책 효과로 전일 급등했던 중국관련주들이 하루만에 약세로 돌아선 것을 비롯해 하이닉스(-8.52%)와 LG디스플레이(-6.46%), LG전자(-6.99%) 등 글로벌 경기침체로 제품 수요 부진이 예상되는 IT주들도 일제히 위축되는 모습이었습니다.

美 가전유통업체 서킷시티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은 경기침체로부터 IT주들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인식을 심어줬고, 삼성전자(-0.84%)를 비롯한 IT주들의 투자심리를 냉각시켰습니다.

업종별로는 경기방어주 성격의 통신(0.65%)과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기대되는 건설(0.10%)만이 올랐고, 의료정밀(-4.91%), 운수장비(-4.45%), 철강금속(-4.16%), 기계(-4.03%), 증권(-3.23%) 의 낙폭이 컸습니다.

그밖에 시가총액 상위주들의 경우 SK텔레콤(1.38%)과 KT(0.71%)만이 오름세를 탔고, 한국전력(-1.48%), 신한지주(-2.36%), KT&G(-6.99%), KB금융(-2.68%) 등이 하락했습니다.

미국 자동차산업 보호에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눈총을 받고 있는데다 GM이 연일 점입가경의 부정적인 소식으로 언론의 지면을 장식하면서 현대차(-3.40%), 기아차(-2.59%)가 한미 FTA 재협상 및 세계 자동차업계 불황 우려로 약세를 나타냈습니다.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상환에 차질을 빚으면서 1차부도설이 나돌았던 대우차판매가 하한가로 추락했습니다. 이안아파트를 짓고 있는 대우차판매의 유동성 위기 불똥이 다행히 건설주로 옮겨붙지는 않는 흐름이었습니다.

한편 KB금융이 인수를 위한 실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진 유진투자증권은 M&A 기대감으로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습니다.

대장주 NHN(-4.68%)을 비롯해 태웅(-3.92%), 셀트리온(-6.17%), 태광(-3.88%), 다음(-5.82%), 소디프신소재(-4.97%) 등 대부분의 시총상위주들이 하락한 가운데 대운하 관련주들이 강세를 나타냈습니다.

이화공영(10.90%)을 비롯해 특수건설(10.10%), 삼호개발(7.43%), 신천개발(7.83%) 등의 대운하 테마주들이 대운하사업 재추진 기대를 바탕으로 조정장의 대안주로 떠올라 눈길을 끌었습니다.

기대에 못미친 중국 경기부양책 약발

대대적인 규모로 발표된 중국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하루만에 크게 희석되는 양상입니다. 부양책 발표 이후 시간이 지나면서 경기부양책을 세세하게 살피고 곱씹어본 언론의 평가는 회의적으로 흘렀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경기부양책 내용이 과대포장됐을 수 있고 규모도 표면적인 수치에 불과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글로벌 증시를 이끄는 강력한 모멘텀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했던 시장으로서는 힘이 빠지는 대목입니다.

눈높이를 낮춰야 하겠으나, 최근 증시가 지난달처럼 무기력하게 흘러내리지 않고 경기부양책 등의 상승명분을 찾는 등 무언가 침체된 증시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노력들이 관찰된다는 점은 분명 주목할만한 부분입니다.

이날 중국관련주들이 급락세로 돌아섰지만 마땅히 기댈만한 주도주나 모멘텀이 없기에 증시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다면 중국관련주들의 반등탄력은 시장평균대비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이날 중국관련주들의 급후퇴에서 볼 수 있듯 중국관련주들은 경기논쟁에 매우 취약하며 경기후퇴 이슈가 부각될 경우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뉴욕증시가 경기하강 우려를 불식시키지 못한 채 경기후퇴(recession) 이슈에 질질 끌려다니고 중국증시가 부양책을 토대로 추세적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중국관련주들에 대한 눈높이는 낮춰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단기간 급등 이후 예견된 눌림목 숨고르기를 거치고 있는 지금, 중국관련주들의 경쟁우위는 아직 유효한 상태입니다.

엔화 강세 징후..好惡材 줄다리기

이날 글로벌증시의 조정배경으로 지목된 '경기후퇴'보다 걱정되는 것은 이전 글에서 지적해드린 두가지 복병중 하나인 '엔화 강세'입니다.

경기후퇴와 관련된 국제유가는 미약하나마 반등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어 당장 거슬리는 변수는 아닙니다.

단기 주가의 변동성을 높이는 요인은 '경기후퇴'가 아니라 '신용위기' 우려라고 말씀드려왔습니다. 경기후퇴는 단기 변동성보다는 증시의 큰 방향성을 결정하는 매크로 변수 성격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급락했던 엔화는 최근 저점을 높이며 차분하게 반등을 준비하는 눈치입니다.

'엔화 강세 = 안전자산 선호 = 글로벌 신용경색'이라는 공식이 지난달 급락장에 성립했었다는 점을 감안해 본다면 큰 폭의 조정을 거친 엔화가 의미있는 수준의 강세를 보일 경우 수그러들었던 '신용위기' 이슈가 다시 머리를 들게되고 증시 조정의 빌미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엔/달러 동향에 대해서는 세심한 관찰이 요구됩니다.

이날 일본 증시는 엔화강세로 수출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수출주들이 하락을 주도했습니다. 특히 미국 디트로이트 빅3의 파산 우려감이 고조되면서 투자심리가 냉각된 자동차주들이 크게 밀렸습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기업들의 주가 하락은 신용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 증거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엔화 강세(신용위기), GM 등 글로벌 자동차메이커들의 암울한 뉴스(경기침체) 등 부정적 요인과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각국 정부의 의지, 즉 중국 경기부양책, 美 오바마 당선자의 (예상되는) 경제회생 해법 마련 노력 등과 같은 긍정적 요인들 사이에서 글로벌 증시는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어느쪽에 무게가 실리는지 주시하면서 후자에 비중이 실린다면 중국관련주 중심의 시장접근이 타당하며, 부정적 요인이 부각된다면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본 글의 저작권은 필자에게 있으며 필자와 슈어넷(www.surenet.co.kr)의 동의가 없는 무단전재 및 재배포는 위법행위입니다.

[ 자료제공 : ‘No.1 증시가이드’ 슈어넷(www.surenet.co.kr) 전화 : 835-853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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