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신용잔고 18조 육박...유동성 공급에 제동 걸릴까

입력 2020-09-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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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투’ 신용잔고 18조 육박...유동성 공급에 제동 걸릴까

코스피지수가 2400선까지 빠르게 회복하면서 개인투자자들이 빚을 내 주식을 사들이는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18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자들이 크게 늘면서 증권사 역시 신용공여 한도 관리에 나서고 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9023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유가증권시장이 8조9114억 원, 코스닥이 8조9908억 원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증시에 개인투자자 유입이 급증하면서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연일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 3월 6조 원 규모까지 떨어졌다가 6개월 만에 세 배 가까이 급증한 셈이다.

빚을 내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들이 늘면서 증권사들도 신용공여 한도 조절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별로 신용공여 한도는 다르지만, 대출 수요가 크게 늘면서 법적 관리수준까지 한도가 찾기 때문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신용공여를 할 때는 신용공여 합계액이 자기자본의 100분의 100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NH투자증권은 신용공여 한도가 소진돼 이날부터 신용융자 신규매수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앞서 7월에는 미래에셋대우 등 다수 증권사가 신용공여를 중단한 바 있다. 이달 1일에는 신한금융투자가 신규 예탁증권 담보대출과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다가 14일 다시 거래를 재개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1일 신용융자 신규 약정 일시 중단했다.

이에 개인투자자 이용도가 높은 주식투자 전문 커뮤니티에서는 아직 신용공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증권사 리스트나 이율 조건, 마이너스 통장 금리 등이 ‘꿀팁’으로 묶여 공유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은 신용공여 서비스 중단을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용융자 서비스의 연 환산 이자율은 약 4~9%로 책정된다.

한편 지난 14일 금융감독원과 시중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 제한을 논의하면서 주식시장에 유입되는 유동성 공급에 빗장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패닉 바잉(공황 구매)’과 주식시장 ‘빚투’의 원인으로 신용대출을 지목하고 있어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증시 이외에 돈이 갈 수 있는 곳이 없어 유동성 규제가 없다면, 계속 주식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문제는 ‘동학개미’의 방향성인데, 최근 신용비율이 높은 종목을 보면 다시 테마주로 몰리고 있어 증시 변동성이 커진다면 리스크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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