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딜 브렉시트' D-100…韓ㆍ英 최대 교역품 '자동차' 영향은?

입력 2020-09-2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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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 FTA로 국내 직접 수출 물량은 '이상無'…유럽 공장 생산 물량이 관건

▲영국 의회의사당 밖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한 시민이 EU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 의회의사당 밖에서 브렉시트에 반대하는 한 시민이 EU 깃발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유럽연합(EU)을 떠나는 ‘노 딜 브렉시트’가 100여 일 뒤 현실화할 전망이다.

양국 간 최대 교역품인 자동차의 수출입에는 타격이 없을 예정이지만, 국내 차 업계가 유럽 현지에서 생산해 영국으로 판매하는 물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국과 EU가 최종적으로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 최대 10%의 관세가 부과될 수 있어서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영국은 1월 31일 EU에서 탈퇴한 뒤 새로운 무역 협정 등 미래 관계를 놓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전환기로 설정된 올해 12월 31일까지는 기존 조건에 따라 무역을 지속하고 있지만, 협상이 교착상태에 놓이며 결렬 가능성이 커지는 상태다.

한국과 영국의 최대 교역품은 자동차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한국은 9억6900만 달러(약 1조1220억 원)의 자동차를 영국에 수출했고, 6억2900만 달러(약 7283억 원) 규모를 수입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 중에서는 현대ㆍ기아차와 쌍용차가 영국에 완성차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는 2만1637대, 기아차는 4만4256대, 쌍용차는 2250대를 수출했다.

국내로 수입되는 영국 완성차 브랜드는 재규어랜드로버와 BMW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 등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캐슬브롬위치, 헤일우드, 솔리헐 공장에서, 미니는 옥스퍼드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한국으로 들여와 판매한다.

이처럼 자동차가 영국과의 교역에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노딜 브렉시트로 인한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한국은 지난해 10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영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었는데, 합의안에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무관세 혜택을 기존처럼 유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해도 한-영 FTA가 즉시 적용되기 때문에, 교역 조건이 바뀔 일은 없다.

▲기아차의 유럽 전략형 모델 엑씨드(XCEED)  (사진제공=기아차)
▲기아차의 유럽 전략형 모델 엑씨드(XCEED) (사진제공=기아차)

관건은 국내 자동차 업계가 유럽연합 국가에서 생산해 영국에서 판매하는 물량이다. 현대ㆍ기아차는 한국에서 생산한 물량과 유럽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함께 영국에서 판매 중이다.

영국 자동차제조무역협회(SMMT)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에서 현대차는 8만3284대, 기아차는 9만7323대를 판매했다. 한국에서 만들어 직접 수출한 물량의 비중은 각각 25.9%, 45.4%에 그친다. 수요의 절반 이상을 유럽 현지에서 생산한 물량으로 채우는 셈이다.

현재 현대차는 체코 공장에서, 기아차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완성차를 만들어 영국까지 이송해 판매하고 있다. 두 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은 앞으로 EU의 영국에 대한 수출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영국과 EU가 맺을 무역 협정에서 자동차 관련 관세가 어떻게 설정될지에 따라 현지 판매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국과 EU 자동차 업계도 이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영국과 EU 자동차 업계는 14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노딜 브렉시트가 관세부과로 이어지면 가격 상승과 수요 감소가 우려된다”며 “승용차에 10%, 트럭과 밴에는 최대 22%의 관세가 각각 부과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시점에서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 어려운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영국과 EU의 협상 결과에 따라 국내 차 업계의 판매에 악영향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늘리거나, 터키와 인도 등 다른 해외 생산 기지를 활용하는 방법 등으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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