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대출 의혹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유준원(46) 상상인그룹 대표가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보석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유 대표의 석방 여부를 이번 주 내로 결정하기로 했다.
유 대표의 변호인은 2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허선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보석 심문에서 "보석을 청구한 가장 큰 이유는 결국 방어권을 보장받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변호인은 "법에서 정한 기간 안에 사건을 충실하게 심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유 대표가 (풀려나도) 공판에 영향을 주는 어떤 행위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도 발언 기회를 얻어 "유·무죄를 떠나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은 깊이 반성한다"며 "만약 보석을 허가해주면 어떠한 조건도 성실히 지키겠다"고 호소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기소 시점부터 1심 선고 전까지 최대 6개월 동안 구속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유 대표는 지난 7월 8일 기소됐다.
검찰은 "구속영장이 발부될 당시와 비교해 유 대표의 구속 필요성이 사라졌거나 줄어들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전혀 없다"며 "오히려 일부 자백하던 혐의까지 입장을 번복해 부인하고 있어 증거 인멸의 우려는 더 커졌다"고 맞섰다.
앞서 유 대표의 변호인은 첫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한다"며 "공시 과정에 오류가 있었더라도 이는 발행사의 책임이지 신용을 제공한 저축은행이 책임질 일이 아니디"라고 주장한 바 있다.
양측의 의견을 들은 재판부는 이번 주 내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2015년 4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코스닥 상장사들을 상대로 사실상 고리의 담보대출업을 하면서, 겉으로는 상장사들이 전환사채(CB) 발행에 성공해 투자금을 유치한 것처럼 허위 공시해 자본시장의 신뢰성을 해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이 파악한 허위공시 관련 상장사 CB는 9개사 623억 원 규모다.
또 유 대표는 2017년 7월 개인적으로 주식을 보유한 상장사에 대해 호재성 허위 외관을 만든 뒤 주식을 처분해 50억 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혐의도 받는다. 2019년 3~5월 증권사 인수 등 상상인그룹 확장 과정에서 지주사인 상상인의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한 혐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