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정치권, 기업 목소리 안 들어…입법 방법ㆍ절차 모두 문제"

입력 2020-09-21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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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기자간담회 열어…22일 국회 방문 예정

(사진제공=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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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만<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정치권에서 기업의 의견을 무시하고 경제 법안들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21일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기업들은 매일 생사의 절벽에서 발버둥 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정치권은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여야 가리지 않고 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안을 추진해 기업들이 사면초가"라고 밝혔다.

상법ㆍ공정거래법 개정안 등 경제 관련 법안들을 정부ㆍ여당뿐만 아니라 야당에서도 추진하는 상황에 대해 "당 지도부와 정부가 모두 '하겠다'는 의사표명부터 해놓은 상태"라며 "기업 측 이야기는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일사천리로 정치권에서 합의하는 데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성토했다.

그는 "국회에서 추진하는 경제 입법을 전부 반대하는 건 아니다"라면서도 "방법과 절차 모두에 문제가 있는 만큼 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부작용, 대안까지 토론하며 옳은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불공정 거래 개선 등 법 개정 취지는 이해하지만 문제의 원인이 되는 동기는 놔둔 채 결과만 갖고 간섭ㆍ규제하면 결국 부작용이나 법을 우회하는 방식을 낳게 된다"며 "될 수 있으면 시장경제 원칙에 입각한 감독으로 해결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경제계에서 수차례 의견을 내고 설득을 하는데도 '마이동풍' 식으로 무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개정 규정 간 상충 여부, 예상되는 부작용 차단 장치, 법 이전에 규범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이슈 등을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회장은 "정치권과 경제계 등 각 주체가 사전에 찬성, 반대를 정하면 논의가 제대로 이뤄질 수 없다"며 "방법과 절차를 모두 바꿔서 부작용과 대안에 대해 충분히 토론ㆍ논의를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또 "기업들도 소유, 지배구조나 기업 규모 등에 따라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고 어느 한쪽에 집중해 법을 만들면 부작용이 생긴다"며 "다양한 목소리를 수렴해서 가장 합리적인 합치점을 찾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회장은 22일 국회를 찾아 여야 지도부에 이런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대한상의는 ‘주요 입법현안에 대한 의견’을 담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상의는 "21대 국회 개원 이후 3개월 만에 약 300개에 가까운 기업 부담 법안이 쏟아졌다"며 "경제계는 입법 필요성도 중요하지만, 기업 현장에 미칠 영향도 합리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1대 국회는 6월 개원 이후 3개월간 기업부담법안 284건을 발의했다. 이는 20대 국회와 비교하면 약 40% 증가한 수치다. 이 중에는 상법, 공정거래법 등 기업경영에 영향이 큰 법안들도 다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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