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업계, 미·중 갈등 따른 중국 민족주의 고조에 ‘울상’

입력 2020-09-21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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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몰서 해외 브랜드 중국 유제품 시장 점유율, 4년 전 52%→올해 23%로 축소

▲중국 5대 유제품 브랜드 시장점유율. ※티몰 플랫폼의 올해 1~8월 판매 기준. 출처 SCMP
▲중국 5대 유제품 브랜드 시장점유율. ※티몰 플랫폼의 올해 1~8월 판매 기준. 출처 SCMP
우유업체들이 미·중 갈등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민족주의 성향 강화에 울상을 짓고 있다.

중국 알리바바그룹홀딩 산하 온라인 장터 티몰(Tmall)의 유제품 부문에서 올해 1~8월 해외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23%에 그쳤다고 21일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상하이 소재 리서치 업체 차이나스키니(China Skinny) 조사를 인용해 보도했다.

점유율은 2016년의 52%와 지난해의 35%에서 계속 축소한 것이다. 마크 태너 차이나스키니 전무이사는 “중국 소비자들의 우유 소비가 늘어나는 추세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외국 브랜드가 급격히 쇠퇴한 것에 놀랐다”며 “우리와 얘기한 많은 해외업체는 그 이유로 중국 민족주의 고조를 꼽았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의 편을 들어 화웨이테크놀로지를 차세대 이동통신인 5G망 인프라에서 배제하거나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책임론’을 제기했던 호주는 중국 소비자들의 미움을 샀다. 일례로 중국의 대호주 우유 수입은 7월에 전년보다 20% 이상 감소했다.

2008년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수입산 유제품에 대한 인기가 치솟았다. 그러나 민족주의 고조 이외에도 외국 업체들이 중국 소비자 수요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면서 점점 외면을 받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다.

태너 전무이사는 “외국산 브랜드는 좀 더 작고 휴대하기 편한 포장의 유제품 등 중국 소비자의 기본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또 현지 업체들도 소비자 신뢰를 되찾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설명했다.

호주에서도 중국에 대해 적대감을 보여 우유업체들이 타격을 받고 있다. 호주 정부는 지난달 중국 최대 유제품 업체 멍뉴의 호주 라이언데어리앤드드링크 인수를 무산시켰다. 멍뉴는 지난해 11월 일본 기린홀딩스로부터 호주에서 잘 알려진 우유 브랜드 라이언데어리를 약 6억 호주달러(약 5084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중국을 겨냥해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정을 강화해왔던 호주 정부가 이를 승인하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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