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미국 겨냥 “어떤 나라도 세계의 보스 되면 안 돼”

입력 2020-09-2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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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창설 75주년 기념 회의서 화상으로 연설
“일방주의는 막다른 길…제로섬 게임도 해결책 아냐”
트럼프·시진핑, 22일 유엔총회 연설 예정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겨냥해 그 어떤 나라도 ‘세계의 보스(Boss of The World)’가 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유엔 창설 75주년을 기념해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화상으로 연설하면서 일방주의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그는 미국을 직접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중국 정부의 논조와 비슷한 주장을 거듭 펼쳤다.

시 주석은 “어떤 나라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을 무엇이든 할 수 있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헤게모니를 잡거나 약소국을 괴롭히거나 세계의 보스가 되도록 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개발도상국이 세계의 일에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며 “이에 유엔은 좀 더 균형을 잡아야 한다. 강권을 휘두르는 국가가 다른 나라들을 지배하도록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외주의나 이중 기준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며 “국제법이 왜곡돼 다른 나라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익 또는 세계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는 구실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시 주석은 “일방주의는 막다른 길”이라며 “냉전적 사고방식이나 이데올로기적 노선 또는 제로섬 게임도 한 국가 자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며 인류의 공통적인 도전에 대한 해법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국가 간의 상호존중과 협력을 요구한 시 주석의 연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역과 인권 등의 여러 문제로 미·중 관계가 냉각하는 가운데 나왔다”며 “그러나 중국은 영유권 주장으로 주변국들과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캐나다, 체코와 같은 먼 나라와도 갈등을 빚고 있다”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념행사에서 첫 번째 연설자로 예정됐지만 불참했다. 대신 체리스 노먼 샬렛 유엔 주재 미국 부대표가 연설에 나섰다. 그는 “미국은 지난 75년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자금 제공자로서 유엔 조직의 성공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유엔은 투명성이 부족해지고 독재자들과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아젠다에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모두 22일 시작되는 유엔총회 첫날 화상으로 연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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