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오른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가 안성에 19호점을 오픈해 경기 남부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다. 지난해에만 서울 유일 점포인 월계점과 부천 옥길점, 부산 명지점 등 3곳을 오픈한 트레이더스가 11개월 만에 선보이는 점포다. 쇼핑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아감에 따라 이커머스와의 직접 대결을 피할 수 있는 대용량 상품 판매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이마트는 25일 안성시에 19번째 창고형 할인마트인 트레이더스를 오픈한다고 24일 밝혔다. 안성점은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에 위치한 ‘스타필드 안성’ 지하 1~2층에 9724㎡(2941평) 규모로 자리잡는다. 배후지 핵심상권은 30분 이내에 위치한 평택을 비롯해 천안과 용인, 오산, 아산시로 넓게는 동탄신도시도 포함한다.
함께 오픈하기로 한 스타필드 안성점은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 동참하고 고객 안전을 위해 추석 연휴 이후인 내달 5일로 오픈 일정을 미뤘지만, 트레이더스는 원래 예정된 오픈일에 문 열기로 했다. 할인점의 경우 명절 직전 주말 매출이 가장 높은데 안성시는 의무휴업일이 둘째·넷째 수요일로 트레이더스는 25일부터 27일 일요일까지 모두 영업할 수 있어 소위 ‘오픈빨’과 추석 효과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
안성점은 단독 론칭 행사로 75인치 초대형 PL(자체 상표) TV ‘THE UHD TV 75’를 출시하고 100만 원대 초반 가격으로 500대 한정 수량 판매한다. 아울러 미국 나파밸리 유명 와인 ‘오퍼스 원 16’을 68만8000원에 51병 한정 수량 선보이고, 트레이더스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투보틀 와인 ‘투보틀 샤도네이’를 출시해 2병 구매시 9980원에 내놓는다.
트레이더스는 안성점 개점을 기점으로 코스트코와 본격적으로 창고형 할인점 1인자 자리를 놓고 각축을 벌이게 됐다. 국내 창고형 할인점 시장은 코스트코와 트레이더스, 롯데 빅마켓이 경쟁해 왔으나 롯데쇼핑이 경영 악화로 점포에 메스를 대면서 현재는 빅마켓 영등포점과 금천점, 도봉점 3곳만 운영중이며, 도봉점은 11월까지만 운영하기로 해 창고형 할인점의 완전 철수설도 돈다.
대신 3만 원이 넘는 연간회원비를 지불해야 하는 코스트코와 달리 트레이더스는 회원비가 무료인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이마트와 노브랜드 상품을 대용량으로 싸게 판매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주스와 쿠키, 견과류, 가정용품 등 전 품목을 포함하는 PB(자체브랜드) ‘커클랜드’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코스트코와 달리 차별화 제품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승부는 이제부터다. 트레이더스는 PB로 ‘티 스탠다드(T STANDARD)’를 론칭해 자체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티 스탠다드는 생필품, 트렌드 상품 등 라이프스타일을 포괄하는 자체 상표로 오직 트레이더스에서만 구입이 가능하다. 먼저 냉동식품과 과자, 요가매트 등 10종을 선보인 후 계속 확대할 방침이다.
이마트는 창고형 할인점이 본격 성장함에 따라 2023년까지 6개의 트레이더스를 추가 오픈하고, 프리미엄 브랜드 및 해외 유통사의 자체브랜드 도입을 확대할 계획이다. 노재악 트레이더스 본부장은 “‘티 스탠다드’를 통해 새로운 상품 선택의 기준을 제시하고 트레이더스의 상품 경쟁력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