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저리 비켜!...폭스바겐, 전기차 SUV ‘ID.4’ 공개

입력 2020-09-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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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9~1977년 500만대 팔린 ‘비틀’처럼 미국 국민차 만들겠다는 포부
독일서 지난달 생산 시작, 2022년 미국서도 생산 계획
니콜라·테슬라 등 전기차 신흥 강자들은 수난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생산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보급형 전기차 ‘ID.4’ 생산을 마무리하고 있다. 츠비카우/AP연합뉴스
▲독일 츠비카우에 있는 폭스바겐 생산공장에서 한 노동자가 보급형 전기차 ‘ID.4’ 생산을 마무리하고 있다. 츠비카우/AP연합뉴스
신흥 세력들이 주름잡고 있던 전기자동차 시장에 자금력과 노하우를 가진 전통 강자들이 ‘뒷심’을 발휘해 추격을 시작했다. 최근 잇단 논란으로 신흥 세력의 추진력에 김이 빠진 모양새라 시장의 판도가 우열을 가릴 수 없게 됐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날 독일 자동차 업체 폭스바겐은 보급형 전기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ID.4’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미국 시장 최초의 장거리 전기차인 ID.4를 자사의 대표 브랜드 ‘비틀’처럼 미국 국민차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였다고 CNN은 평가했다. 딱정벌레 모양의 ‘비틀’은 1949~1977년에 미국에서 거의 500만 대가 판매된 역사에 길이 남을 베스트셀러 차종이었다.

ID.4 가격은 4만 달러(약 4700만 원)부터 시작한다. 7500달러 연방세 공제를 감안하면 3만2500달러로 가격이 크게 떨어진다.

미국에서 생산을 시작하는 2022년에는 세액 공제 전 가격이 3만5000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는 독일에서만 생산을 시작한 상태다.

ID.4 기본형 가격은 일본 도요타와 혼다의 SUV 고급사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폭스바겐은 향후 전기차 수요 뿐만 아니라 기존 휘발유 차량 소비자까지 흡수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는 목표다. CNN에 따르면 소형 휘발유 SUV 운전자의 30% 가량은 전기차로 갈아탈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ID.4는 1회 충전으로 250마일(약 402km)을 주행할 수 있다. 기본형은 최고출력 201마력에 구동방식은 후륜구동이다. 내년에는 최고출력 302마력에 사륜구동 모델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처럼 전기차 시장에 뒤늦게 발을 들인 전통강자들이 치고 나가고 있는 반면 전기차 선도주자였던 신흥 강자들은 수난을 겪고 있다.

제2의 테슬라로 주목을 받은 수소전기차 업체 니콜라는 ‘사기 의혹’ 후폭풍에 사업 전망마저 빨간불이 켜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이날 니콜라가 영국 에너지 기업 BP 등과 벌여오던 수소 충전소 건설 협상이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사기 논란이 니콜라 사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보여주는 첫 징후라고 지적했다.

10일 미국 공매도 전문 리서치 업체 힌덴부르그리서치는 보고서에서 “니콜라는 수소연료전지차나 전기차 생산을 위한 기술이나 설비를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며 “이들이 과거 공개한 시제품과 자료는 모두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수년 전 공개한 전기트럭 ‘니콜라원’ 주행 영상은 자체 동력으로 추진한 것이 아니라 언덕 위에서 굴린 것”이라는 충격적인 의혹을 제기했다.

니콜라는 해당 보고서에 대해 거짓이고 사람들을 오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하면서 상황은 불리하게 돌아갔다. 급기야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의장이 20일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사기 의혹은 더 증폭됐다.

니콜라 주가는 이날 25.82% 폭락하며 6월 상장 이후 최악의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보고서 발표 이후 니콜라 시가총액은 절반 가까이 증발했다.

테슬라도 전날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테슬라 공장에서 열린 ‘배터리 데이’ 충격파에 흔들렸다.

배터리 혁명 기대에 부풀었던 시장은 알맹이가 없는 속 빈 강정 같은 테슬라의 발표에 강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테슬라 주가는 이날 10.34%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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