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가짜양주와의 전쟁' 성공할까?

입력 2008-11-13 09:27 수정 2008-11-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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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건강에 치명적인 유해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가짜양주 유통망 및 판매책에 대한 처벌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가짜 양주 유통에 대한 단속과 제재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국세청이 양주 제품인 '임페리얼'에 무선인식 전자태그(RFID)를 부착해 유통의 전과정을 추적하는 시범사업을 연말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성공여부에 따라 이를 전체 양주시장에 확산을 검토하겠다는 게 국세청 방침이다.

하지만 국세청의 이번 시범사업 성공여부를 떠나 확산 여부가 불투명한데다가 현행 단속과 처벌 실적대로 라면 가짜 양주와의 전쟁은 승산이 없는 게임이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가짜양주 불법 제조에 대한 보다 강력한 근절 대책이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 가짜양주 무엇이 문제인가

얄팍한 상혼에 따라 원가의 수십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포름알데히드로 변하는 메틸알코올 색소 등 저질 식품첨가물이 혼합 제조된 인체에 유해한 가짜양주가 시중에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가짜양주는 술병, 박스, 정품라벨 등을 정교하게 위조해 유통되는 과정에서 전문가들도 식별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특히 소비자가 유흥주점 등에서 술에 취해 미각이 무디어진 상태에서 마실 경우 더욱 식별하기가 어렵다. 가짜 양주들의 제조 원가는 1000원선으로 전해지지만 소비되는 장소에 따라 수십만원대 이상으로 팔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가짜양주 유통시장 규모가 국내 연간 양주 유통시장의 10%인 1000억원대에 가까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중국 등지에서까지 위조 제조품까지 가세해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현행 단속실태에 관련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은밀하게 제조돼 점조직 형태로 유통되고 육안으로는 식별이 거의 불가능함에 따라 현재 단속 인력도 턱없이 부족한 관련 당국으로서는 대부분 소비자의 제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국내에 유통되는 위스키 제조사들의 위조 방지 장치로는 임페리얼의 오케이 마크, 윈저의 윈저체커, 스카치블루 DNA시스템, 임페리얼윈저스카치블루의 구알라캡이 전부다.

이에 대해 안효대 한나라당 의원(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은 "과세당국, 사법당국, 제조사와 관련협회가 유기적인 공조체계 조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국세청과 검경은 전담 수사팀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기획재정부와 국회는 현행법상 가벼운 벌금형에 그치고 있는 관련법의 형벌 규정을 강화하고 포상금도 상향 조정해 소비자들의 신고 생활화를 유도하고 신고처 또한 확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입판매업체와 소비업소에 홍보물 배두 등 보다 적극적인 방안을 강구하고 가짜주류 우범지역에 대한 기획단속도 수시로 불시에 실시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시했다.

◆ 국세청, RFID사업 실효성도 의문

조세범처벌법에 따르면 법에 의한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제조 또는 판매한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주세상당액의 3배의 금액이 300만원을 초과할 때에는 그 초과한 금액까지 벌금을 과할 수 있다.

하지만 과세당국인 국세청과 사법당국인 검경의 역할은 미미하기만 하다. 당국과 제조사, 관련협회의 정보공유와 합동 단속 등 유기적인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세청과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4년 6개월여 동안 국세청이 가짜 양주 적발 건수는 18건에 불과하다.

추징세액도 이 기간동안 5200만원, 면허 취소 역시 10건이 전부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단속에 손을 놓지 않았는가라는 의구심을 들게 하고 있다. 적발건수는 단 1건, 추징세액도 없었고 면허 취소건도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취재 결과 지난해 국세청은 강남 유흥 주점 밀집지역 등 우범지역을 대상으로 두 차례 기획단속을 했다. 하지만 올들어서는 단 한차례도 조사도 실시하지 않았다고 국세청은 밝혔다.

국세청 관계자는 "단속을 강화한다는 명분으로 양주병을 다 따서 검사할 수도 없는 상황 아닌가. 따라서 소비자의 제보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며 "제보 이후 연구소에서 분석을 거쳐 가짜양주를 판명해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각에서는 가짜양주 10%가 시중에 유통되고 있다는 추정을 하고 있지만 이는 과장된 것"이라며 "실제로 제보와 분석과정을 모두 거쳐 지난 2004년부터 올 7월까지 적발된 가짜 양주는 2만9711병으로 전체 유통양주의 0.009%수준"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문제는 실제로 시장에 얼마나 가짜 양주가 돌아다닌지는 파악할 현실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점.

이와함께 국세청이 가짜양주 유통을 막기위한 방편으로 임페리얼 양주에 RFID를 부착해 연말까지 실시하기로 한 시범 사업과 전체 양주시장으로 확산 여부도 의문시되고 있다.

국세청은 RFID 부착을 모든 고급양주로 확산할 것인지 여부는 이번 시범사업결과, 사업의 타당성 검증과 관련업계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사업에 많은 초기 투자비용, 기술적 완성도 미검증 등으로 민간기업에서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국세청은 이번 시범사업에 드는 제반 비용을 임페리얼 제조사인 페르노리카 코리아(옛 진로발렌타인스)에게 부담 지우지 않고 전적으로 자체 예산 편성을 통해 운영하고 있다.

국민 건강에 유해를 끼치고 폭리마저 취하는 불법 가짜 양주 단속에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댄 시급한 공조가 촉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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