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투자 차단을 위한 대출 규제를 내세운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이후에도 여전히 젊은 층 사이에서 상당수 갭투자가 이뤄지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또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역대 처음으로 10억 원을 돌파했으며, 주택정책 민원은 그 어느 때보다 빗발치고 있다.
정부가 주택 실수요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투기세력으로 몰아간 정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 등 부작용을 야기했다는 지적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이 29일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수도권 연령대별 주택거래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지난달까지 서울시에서 자금조달계획서상 '보증금 승계 거래 중 임대 목적 매입'(갭투자) 목적으로 한 거래건수는 총 7만1564건이다.
특히 이 중 30대가 2만1996건(30.7%), 20대가 3939건(5.5%)을 차지했다. 서울의 갭투자자 3명 중 1명은 2030세대인 셈이다. 서울 외 경기도 성남(36.2%), 과천(33.3%), 광명(29.9%), 안양(35.2%), 구리(32.2%)에서도 갭투자 중 30대 비율이 최다였다.
내 집 마련을 위해 우선 ‘전세를 끼고 사놓는’ 청년 세대의 갭투자가 6·17대책 발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30대의 갭투자는 5월 31.0%에서 6월 32.9%, 7월 31.9%로 지속되며 서울을 넘어 수도권 전역에 걸쳐 일어났다. 8월에는 37.6%까지 상승했다.
김 의원은“현 정부는 실수요와 투기를 구분하지 않고 갭투자 자체를 시장 교란의 온상으로 취급했다”며 “무분별한 갭투자 규제는 자칫 2030 청년세대의 내 집 마련 사다리를 걷어차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어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6·17대책 발표 이후 서울 집값은 오히려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KB국민은행이 발표한 월간 KB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 원으로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평균 아파트값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억6261만 원(16.2%) 올랐고, 2년 전인 2018년 9월보다는 2억1751만 원(21.6%) 상승했다.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며 규제가 강화돼도 집값은 가파르게 상승하며 반작용이 벌어지고 있다.
주택정책 민원도 급증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1만7333건이었던 주택정책 민원은 올해 1~7월에만 5만442건 제기됐다. 2017년 한 해 동안 제기된 민원이 올 들어서는 7개월 만에 3배가량 늘었다.
특히 종부세율 인상 등에 대한 '7·10 대책'이 발표된 7월에 제기된 민원 건수는 3만1893건으로 전달 동기 대비 4.5배 급증했다.
송 의원은 “국토부 주택정책 민원건수 폭증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대책에 대하여 분노한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고 지적했다.
실제로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불안 심리가 부정적 여론으로 표출되고 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5~26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15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부동산 정책 현안 정례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36.9%가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40대(48.8%) △서울(47.3%) △월세 거주층(46.9%)에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것이라고 응답하는 비율이 높았다.
또 향후 부동산 정책은 규제(36.1%)보다 공급(54.7%)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