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10년 후 주택시장은? ‘강남 불패’ 계속된다

입력 2020-10-05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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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부동산 대전망… "강남 아파트값 3.3㎡당 2억 돌파"

#2030년 10월 4일. 오늘도 이투데이 1면은 ‘강남 집값’을 다룬 기사가 장식했다. 십 수년째 끌어온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와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의 정비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이들 단지는 물론 인근 아파트 매매값과 월셋값까지 급등한다는 소식이다.

재건축 사업이 완료된 일부 단지에선 시세가 3.3㎡당 2억 원을 돌파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의 평균 아파트값이 3.3㎡당 1억 원을 넘어선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로 기존 아파트보다 저렴하게 공급되는 강남 재건축 단지는 분양시장에서도 ‘핫’했다. 치열한 청약 경쟁으로 모든 주택형이 완판됐는데, 최고 경쟁률은 ‘국민 평수’(국민주택 규모)인 전용면적 85㎡에서 나왔다. 1·2인 가구 증가로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가 인기를 얻을 것이란 예상과 달리 개인 공간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중대형(전용면적 85㎡ 초과) 아파트에 대한 선호도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2번의 정권이 바뀌는 동안 일시적으로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기도 했으나 지난 10여 년간 서울 아파트 가격은 꾸준히 우상향 흐름을 보였다. 10년 전 시행된 임대차법으로 전세 물건은 찾아보기도 힘들어졌지만, 그나마 있는 물량도 제한폭 내에서 꾸준히 오른 탓에 가격이 만만치 않다.

3기 신도시 입주가 시작되면서 수도권 공급 부족 문제는 다소 숨통이 트였다.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선 노후 아파트 재건축과 리모델링이 단지별로 동시에 진행되면서 공급 물량 확대는 물론 주거 환경도 좋아졌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망 확충으로 수도권 주거지형도 크게 변했다. 10년 전만 해도 주택시장에서 다소 소외받았던 경기 김포·남양주·의정부시 등지가 유망지역으로 새롭게 부각된 것이다.

건설·부동산 전문가들이 예측한 ‘2030년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의 모습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짧은 주기로 오르내림을 반복하고 있지만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이에 이투데이는 창간 10주년을 맞아 ‘주택시장 대예측-10년 후를 대비하자’기획을 통해 건설업계 및 협회·학계·연구기관 등 건설·부동산 전문가 29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전문가들이 바라본 10년 후 부동산 시장을 통해 한국 주택시장의 미래를 예측하고 이를 통해 내집 마련 전략을 세우는 것은 물론, 향후 펼쳐나가야 할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 방향까지 짚어봤다.

강북 집값 올라도 강남3구의 절반 안돼
용산 등 일부만 강남과 비슷한 수준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부분(79.3%)은 10년 뒤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강남·북간 격차가 여전할 것으로 봤다. 현재 지지부진한 강남 주요 지역 재건축 단지의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강북와의 가격 격차를 더욱 벌릴 것이란 전망이다. 이를 주도하는 곳으로 대부분의 전문가들(복수응답 허용, 93.1%)은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들을 꼽았다.

뿐만 아니라 영동대로 지하 복합개발, 잠실 마이스(MICE) 개발사업, GTX와 같은 교통망 확충 등이 강남3구 아파트 평균 가격을 끌어올릴 것으로 봤다. 이에 강남 아파트값이 3.3㎡당 2억 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전망한 전문가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아파트 평균 가격이 3.3㎡당 1억 원 이상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까지 확대할 경우 3.3㎡당 7000만~8000만 원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가격의 2배 수준이다.

강북도 집값이 상승하겠지만 3.3㎡당 평균 아파트값은 강남3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용산 등 개발 호재가 집중된 일부 지역의 경우 강남과 비슷한 수준까지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이나, 전체 평균으로는 3.3㎡당 4000만 원대로 여전히 강남·북간 집값 격차는 클 것으로 예상했다.

3기 신도시 중 하남 교산 가장 관심
지방 부동산시장 양극화 더 심해질 듯

3기 신도시 입주 등 10년 후 수도권에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2024년부터 3기 신도시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과거 1·2기 신도시의 사업 소요기간 등을 고려하면 2030년까지 밀릴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만약 3기 신도시 개발이 완료되면 가장 주목을 받을 곳으로 하남 교산신도시가 꼽혔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위원은 “강남권과 인접해 있는데다 교통망도 대거 확충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남 교산신도시가 3기 신도시 중 가장 인기지역으로 부상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산신도시에 이어 서울 3대 업무지구(강남·광화문·여의도)와 접근성이 가장 우수한 과천지구도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3기 신도시 개발로 기존 1·2기 신도시가 소외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분당은 오히려 수요가 몰리는 인기 지역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다른 1기 신도시들보다 입지가 워낙 뛰어난 데다 10년 내에 재건축이나 리모델링 등 노후주택 개선사업도 진행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방 부동산 시장은 양극화가 더 심화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세종과 대전, 부산 등이 10년 뒤에도 여전히 주목을 받는 가운데 타 지역의 소외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예상이다.

세종의 경우 행정수도 이전 추진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전 추진이 무산되더라도 세종은 이미 지방에서 행정수도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는데다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개통(2024년 예정) 등 개발이 꾸준히 이뤄질 예정이어서 부동산시장 역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세종시는 인구 50만명에 달하는 지속가능한 거대 성장도시이기 때문에 꾸준한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며 “인근 대전도 구도심의 도시재생사업과 혁신도시 유치 등으로 발전 가능성이 큰 지역”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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